중고생 165명中 1명…'동성 간 성접촉'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165명 중 1명꼴로 '동성간 성접촉'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동성 간 성접촉이 있는 중고교생의 약물 오남용 위험이 이성과 성접촉한 경우보다 14배나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두석·이동윤 교수 연구팀은 질병관리본부가 매년 8만여명의 남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 5년치(2008~2012)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습니다.

이 연구는 청소년 성소수자의 건강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지역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졌습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메디신'(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 참여한 중고교생은 모두 37만3천371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2천306명(0.6%)이 동성과 성접촉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성접촉은 키스를 비롯해 애무, 성관계 등이 모두 포함됐습니다. 성별로는 남학생(1천360명)이 여학생(946명)보다 더 많았습니다.

이성과 성접촉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모두 12만7천594명(34.2%)이었는데, 여학생(6만7천304명)이 남학생(6만290명)을 상회했습니다.

연구팀은 동성과 성접촉이 있었다고 답한 '성소수자' 집단의 건강 위험도를 이성과 성접촉이 있었던 집단과 비교 평가했습니다.

이 결과, 성소수자 그룹은 음주와 흡연에 노출될 위험이 각각 2.84배, 4.24배 높았습니다.

성소수자가 약물사용과 폭력에 노출될 위험도는 이보다 더 심각해 각각 13.54배, 8.09배까지 치솟았습니다. 동성애를 경험한 학생이 나쁜 약물에 손을 대거나 폭력을 행사할 위험이 그만큼 더 크다는 얘기입니다.

또 동성과 성접촉 경험이 있는 학생은 이성과 성접촉을 경험한 경우에 견줘 우울감 2.23배, 자살 생각 2.75배, 자살시도 4.18배 등으로 정신적으로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로 평가됐습니다.

이동윤 교수는 "여러 면에서 혼란스러운 사춘기 시기에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청소년들의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성소수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