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6)’는 소문난 재즈·클래식광(狂)이었다. 일본 도쿄의 무사시노 근처에서 ‘피터 캣(Peter Cat)’이라는 이름의 재즈바를 10여년 운영할 정도였다. 하루키는 틈만 나면 자신의 여러 작품 속에 클래식, 재즈 음악을 언급하곤 했다. 하루키는 이같이 회고한 적이 있다. “책과 음악은 나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 개의 열쇠였다.”
음반유통사 유니버설뮤직은 하루키가 작품의 소재로 삼거나 작품에서 언급했던 재즈 13곡, 클래식 14곡을 두 개 CD에 담은 컴필레이션 앨범 ‘당신과 하루키와 음악’을 발매했다고 22일 밝혔다. 하루키 책을 읽으면서 듣는다면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앨범을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수록곡 ‘야나체크: 신포니에타’는 하루키가 자신의 작품 ‘1Q84’에서 모티브로 차용해 주목을 받았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선 ‘리스트: 순례의 해 - 향수’가 언급됐다. 앨범엔 엘라 피츠제럴드, 듀크 엘링턴, 델로니어스 몽크에 이르기까지 하루키가 사랑한 유명 재즈연주자들의 녹음이 함께 실렸다.
같은 이름의 책도 발간됐다. 소설가 백영옥, 재즈평론가 황덕호, KBS 라디오 PD 정일서, 칼럼니스트 류태형 등 4명의 저자가 하루키 작품에 실린 음악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했다.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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