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내년이면 딤프가 10주년을 맞이합니다. 국내 관객 뿐 아니라 외국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하고 있으며, 누구나 좋아하는 국제축제의 장으로 재도약할 기회를 마련하고자 노력 중입니다”(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
2015년 6월28일 제 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이하 딤프)이 시작됐다. 7월13일 딤프어워즈로 막을 내리는 9회 딤프는 2016년 10주년을 목하에 두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으로 여겨진다. 10주년을 맞이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딤프에게 있어 9회 딤프가 내놓은 결과물은 향후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9회 딤프에 대해 “10주년을 바라보는 올해의 축제는 특히 중요하다고 봤다. 공식초청작을 지난해 7편에서 올해는 5편으로 줄이는 대신, 대중적인 작품 확보에 주력했다. 뮤지컬의 본고장 웨스트엔드의 흥행작부터 지난해 체코, 독일, 대만에서 최고 흥행작에 이르기까지 작품 하나하나에 내실을 기했다”고 자부했다.
9회 딤프를 집약시킨 작품은 바로 개막작이었던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이었다. 액터 뮤지컬인 ‘포비든 플래닛’은 대중에게 있어 익숙하면서 또 낯선 작품이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변화가 없는 무대에서부터 핀마이크가 아닌 마이크를 고집한다는 점, 그리고 록음악이 주를 이루는 무대에서 “신이시여 저들에게 벌을 내리시오” “살갗이 찢길 정도로 바람아 불어라”와 같은 연극적인 대사들은 묘한 매력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무대의 백미는 배우들의 가창력과 연기가 아닌 바로 연주 실력에 있었다. 기본적으로 2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배우들은 마치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연주를 들려주면서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하지만 ‘포비든 플래닛’이 9회 딤프의 집약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따로 있다. 물론 관객들의 호흥을 이끌어낸 ‘포비든 플래닛’이지만 한계점은 분명하게 존재했던 것이다. 로큰롤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고는 하나 문제는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곡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웃음 포인트로 노린 ‘햄릿’의 ‘투 비 오얼 낫 투비’(To be or not to be) 패러디는, 사전 정보가 없다면 그저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공연장에서 ‘투 비 오얼 낫 투비’ 대사를 듣고 웃는 관객은 일부에 그쳤다.
이번 9회 딤프가 추구했던 목표는 대중성과 작품의 질이었다. 브로드웨이가 아닌 낯설면서도 신선한 뮤지컬 작품을 보여준 딤프는 공식초청작을 통해 뮤지컬의 다양화를 이어나갔으며 특별공연인 ‘투란도트’의 경우 일정 회차에서는 매진까지 이뤄내면서 뮤지컬의 대중화를 이끄는데 일정부분 성공했다. 하지만 ‘포비든 플래닛’이 대중성 여부만 놓고 봤을 때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하는 것처럼, 딤프 역시 낯선 해외 뮤지컬을 소개하는 파격적인 실험정신은 돋보였지만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는 점에서 ‘포비든 플래닛’과 궤를 같이한다.
김건표 교수(대경대)는 지난 3일 대구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9회 딤프에 대해 “대국국제뮤지컬페스티발이 올해 9회를 맞으면서 대구가 뮤지컬 도시로서 창작뮤지컬의 활성화와 시민들의 뮤지컬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상당한 수준으로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뮤지컬 축제가 대중성을 갖기 위해서는 9개 작품으로는 한계가 있고, 파격과 실험성이 공존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축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딤프의 문제는 대중성뿐만이 아니었다. ‘국제’를 강조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자막’ 서비스가 아쉬웠던 것이다. 그나마 해외 초청작의 경우 다른 언어권의 대사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문제없이 넘어갔으나, 우리말을 영어로 번역하는 서비스는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딤프의 공식초청작 중 하나인 ‘꽃신’의 경우 배우의 대사에 맞춰 양 옆 사이드에 설치 된 TV를 통해 영어 번역 대사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배우들이 하는 대사와 맞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었으며,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듯 대사 3페이지 이상이 허겁지겁 넘어가기도 했다. 때로는 배우가 대사를 하기 전 미리 등장하면서 ‘스포 아닌 스포’를 하기도 했다.
뮤지컬 도시를 표방하는 대구에 제대로 된 뮤지컬 전용극장이 없다는 것 또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구에는 대구 오페라극장, 계명아트센터,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등 1000석 이상의 대형극장은 이미 마련돼 있다. 하지만 뮤지컬을 위해 만들어진 극장이 아닌 만큼, 최적의 효과를 이끌어 내는데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건표 교수는 “뮤지컬 도시답게 전용극장을 건립은 시급한 문제이며, 창작뮤지컬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는 뮤지컬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체계적인 지원과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고 미래 관객층인 아동, 청소년들을 위한 뮤지컬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딤프에 있어 해결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는 바로 대표작을 탄생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스페셜 레터’와 ‘마이 스케어리 걸’ 등 외에는 딤프에서 서울로 올려 보낸 작품이 없다. 신흥 뮤지컬을 발굴하는데 앞장선다는 딤프지만, 이렇다 할 ‘대박 뮤지컬’을 탄생시키지 못했다는 것은 여전히 나아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딤프는 다음해인 2016년이면 10주년을 맞이한다. 이에 대해 원종원 교수(순천향대)는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큰 뮤지컬 시장을 형성한 곳이 대구다. 서울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은 딤프만의 강점”이라면서도 “딤프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서울로 올려 보낼 수 있는 힘 있는 작품을 탄생시켜야 한다. 딤프가 실험적이고 재밌는 작품을 키워내는 테스트마켓의 기능을 이뤄내는 곳이어야 한다”고 평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2015년 6월28일 제 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이하 딤프)이 시작됐다. 7월13일 딤프어워즈로 막을 내리는 9회 딤프는 2016년 10주년을 목하에 두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으로 여겨진다. 10주년을 맞이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딤프에게 있어 9회 딤프가 내놓은 결과물은 향후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9회 딤프에 대해 “10주년을 바라보는 올해의 축제는 특히 중요하다고 봤다. 공식초청작을 지난해 7편에서 올해는 5편으로 줄이는 대신, 대중적인 작품 확보에 주력했다. 뮤지컬의 본고장 웨스트엔드의 흥행작부터 지난해 체코, 독일, 대만에서 최고 흥행작에 이르기까지 작품 하나하나에 내실을 기했다”고 자부했다.
9회 딤프를 집약시킨 작품은 바로 개막작이었던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이었다. 액터 뮤지컬인 ‘포비든 플래닛’은 대중에게 있어 익숙하면서 또 낯선 작품이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변화가 없는 무대에서부터 핀마이크가 아닌 마이크를 고집한다는 점, 그리고 록음악이 주를 이루는 무대에서 “신이시여 저들에게 벌을 내리시오” “살갗이 찢길 정도로 바람아 불어라”와 같은 연극적인 대사들은 묘한 매력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무대의 백미는 배우들의 가창력과 연기가 아닌 바로 연주 실력에 있었다. 기본적으로 2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배우들은 마치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연주를 들려주면서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하지만 ‘포비든 플래닛’이 9회 딤프의 집약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따로 있다. 물론 관객들의 호흥을 이끌어낸 ‘포비든 플래닛’이지만 한계점은 분명하게 존재했던 것이다. 로큰롤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고는 하나 문제는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곡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웃음 포인트로 노린 ‘햄릿’의 ‘투 비 오얼 낫 투비’(To be or not to be) 패러디는, 사전 정보가 없다면 그저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공연장에서 ‘투 비 오얼 낫 투비’ 대사를 듣고 웃는 관객은 일부에 그쳤다.
이번 9회 딤프가 추구했던 목표는 대중성과 작품의 질이었다. 브로드웨이가 아닌 낯설면서도 신선한 뮤지컬 작품을 보여준 딤프는 공식초청작을 통해 뮤지컬의 다양화를 이어나갔으며 특별공연인 ‘투란도트’의 경우 일정 회차에서는 매진까지 이뤄내면서 뮤지컬의 대중화를 이끄는데 일정부분 성공했다. 하지만 ‘포비든 플래닛’이 대중성 여부만 놓고 봤을 때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하는 것처럼, 딤프 역시 낯선 해외 뮤지컬을 소개하는 파격적인 실험정신은 돋보였지만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는 점에서 ‘포비든 플래닛’과 궤를 같이한다.
김건표 교수(대경대)는 지난 3일 대구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9회 딤프에 대해 “대국국제뮤지컬페스티발이 올해 9회를 맞으면서 대구가 뮤지컬 도시로서 창작뮤지컬의 활성화와 시민들의 뮤지컬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상당한 수준으로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뮤지컬 축제가 대중성을 갖기 위해서는 9개 작품으로는 한계가 있고, 파격과 실험성이 공존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축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딤프의 문제는 대중성뿐만이 아니었다. ‘국제’를 강조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자막’ 서비스가 아쉬웠던 것이다. 그나마 해외 초청작의 경우 다른 언어권의 대사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문제없이 넘어갔으나, 우리말을 영어로 번역하는 서비스는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딤프의 공식초청작 중 하나인 ‘꽃신’의 경우 배우의 대사에 맞춰 양 옆 사이드에 설치 된 TV를 통해 영어 번역 대사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배우들이 하는 대사와 맞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었으며,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듯 대사 3페이지 이상이 허겁지겁 넘어가기도 했다. 때로는 배우가 대사를 하기 전 미리 등장하면서 ‘스포 아닌 스포’를 하기도 했다.
뮤지컬 도시를 표방하는 대구에 제대로 된 뮤지컬 전용극장이 없다는 것 또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구에는 대구 오페라극장, 계명아트센터,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등 1000석 이상의 대형극장은 이미 마련돼 있다. 하지만 뮤지컬을 위해 만들어진 극장이 아닌 만큼, 최적의 효과를 이끌어 내는데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건표 교수는 “뮤지컬 도시답게 전용극장을 건립은 시급한 문제이며, 창작뮤지컬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는 뮤지컬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체계적인 지원과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고 미래 관객층인 아동, 청소년들을 위한 뮤지컬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딤프에 있어 해결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는 바로 대표작을 탄생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스페셜 레터’와 ‘마이 스케어리 걸’ 등 외에는 딤프에서 서울로 올려 보낸 작품이 없다. 신흥 뮤지컬을 발굴하는데 앞장선다는 딤프지만, 이렇다 할 ‘대박 뮤지컬’을 탄생시키지 못했다는 것은 여전히 나아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딤프는 다음해인 2016년이면 10주년을 맞이한다. 이에 대해 원종원 교수(순천향대)는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큰 뮤지컬 시장을 형성한 곳이 대구다. 서울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은 딤프만의 강점”이라면서도 “딤프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서울로 올려 보낼 수 있는 힘 있는 작품을 탄생시켜야 한다. 딤프가 실험적이고 재밌는 작품을 키워내는 테스트마켓의 기능을 이뤄내는 곳이어야 한다”고 평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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