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국민 첫사랑’이자 JYP엔터테인먼트의 간판 연예인인 수지(본명 배수지·21)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을 남겼다. “싸장님(사장님) 나빠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사연은 이렇다. 수지가 속해 있던 4인조 JYP 걸그룹 ‘미쓰에이’는 ‘다른 남자 말고 너’라는 노래로 이달초부터 줄곧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런데 JYP를 이끌고 있는 박진영 프로듀서(43)가 하루 전날인 12일 발표한 디지털싱글 ‘어머님이 누구니’가 미쓰에이를 밀어내고 차트 정상 자리에 등극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강력한 경쟁자가 하필 소속사 사장이었던 것.
박진영은 트위터에 “너무 미워하지 마”라는 글을 남겨 팬들 웃음보를 터뜨렸다. 박진영 신곡은 음원공개 직후 멜론 등 9개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고, 뮤직비디오 공개 이틀만에 조회수 200만을 돌파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박진영은 프로듀서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지 오래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자신의 노래를 발표하고 있다. 그가 신곡을 낸 건 1년 7개월 만. K팝을 대표하고 있는 SM·YG·JYP 3사를 이끌고 있는 CEO 중 꾸준히 자기 작품을 내고 있는 사람은 박진영이 유일하다. 이쯤되면 ‘영원한 현역’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박진영이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장 큰 비결은 음악을 향한 열정과 진정성이다. SBS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에서 보여준 그의 진심은 다수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포인트다. 노래도 좋다. 이번 신곡을 통해 감각적인 안무와 뮤직비디오, 중독성 있는 가사와 멜로디를 선보였다.
박진영 선전은 JYP가 오랜 침체기를 겪고 난 이후의 반등 조짐이라 반갑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82억5663만원)로 돌아섰다. 자체 콘서트, 드라마·영화 제작 등에 뛰어 들면서 실적을 크게 개선한 덕분이다. 흑자 전환은 4년만이다.
최근엔 소속 가수들 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미쓰에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미쓰에이는 각종 음악방송은 물론 여러 음원차트에서 2주 내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진영이 발굴해낸 신인 박지민(18)도 지난 5일 첫 솔로앨범을 발표했다. 이밖에 간판 6인조 남성그룹 ‘2PM’, 신인 7인조 보이그룹 ‘갓세븐’ 등도 본격적인 활동을 앞에 두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제2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해 박진영은 14일 트위터에 “참 감사한 아침”이라며 “매일 신발 신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게 신발 혓바닥 부분을 옆 벽에 꿰맸다. 더 부지런히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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