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수치 정상범위'
통통한 아이를 보면서"다 키로 갈거야, 성장하면서 빠지겠지","복스러운게 귀엽다"라고 말하던 시대는 지났다. 유소년기에 살이 찌면 성인이 됐을 때 대사증후군,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리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통하지 않은 정상범위의 간수치(γGT)를 보이는 소아들도 γGT가 높을수록 성인이 됐을 때 비만위험이 최소 2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γGT(감마글루타민전이효소)는 간건강이 얼마나 손상됐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유소아의 정상범위는 5~32U/L이다. 그 동안 γGT는 최근들어 음주를 하지 않아도 비알콜성 지방간이 생겨 비만, 제 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우리나라 도시 어린이들에 있어 γGT 수치와 과체중간의 관계`라는 논문을 통해 소아에서도 γGT 수치가 높을수록 비만비율이 최소 2배 이상 높고 심혈관질환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박경희 교수는 경기도 군포시 소재 3개 초등학교 4학년 538명중 간기능을 나타내는 지표인 AST, ALT, γGT가 모두 정상범위에 있는 390명(남아 204명/여아 18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박 교수는 γGT를 정상범위 내에서 혈중 γGT 농도에 따라 네 구간(▲남아=Q1:≤12.2mg/dl, Q2:12.3~13.8, Q3:13.9~15.7, Q4:≥15.8 ▲여아=Q1:≤12.9mg/dl, Q2:12.1~13.0, Q3:13.1~14.6, Q4:≥14.7)으로 나눠서 성별에 따른 비만지표(BMI, 복부둘레, 체지방율) 및 심혈관질환 유발인자(과체중, 혈압, 총 콜레스테롤 등)들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γGT 최고군`에서는 `γGT 최저군`에 비해 비만의 위험이 남아 14배, 여아 2.9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지표별로 살펴본 결과에서도 γGT가 정상 범위 내에서 가장 낮은 군(Q1)에 비해 가장 높은 군(Q4)의 BMI, 체지방율, 복부둘레 평균치가 눈에 띄게 높았다.
남아의 BMI는 `γGT수치 최저군`이 16.2kg/㎡에서 `γGT수치 최고군` 20.9kg/㎡로 높아졌으며, 여아의 BMI도 최저군 16.8kg/㎡에서 최고군 18.5kg/㎡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둘레 역시 남아의 경우 `최저군` 58.0cm 대 `최고군` 69.7cm, 여아 `최저군` 59.2cm 대 `최고군` 68.0cm으로 나타나 남녀 모두에서 모든 비만지표가 γGT증가에 따라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경희 교수는 "γGT는 간의지방증과 산화스트레스 등을 나타내는 지표로 알려져 있지만 γGT가 계속 높아져 있는 상황 자체는 산화스트레스나 심혈관질환 위험성과의 관련성을 시사할 수 있다"며 "과체중 단계에 있는 통통한 아이라면 정기적으로 간수치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고, 검사 결과 γGT가 높은 아이들은 체중조절을 해야 향후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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