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에 대해서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가운데 아직 미국 쪽의 구체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오마바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 긴급 전화 통화를 했다는 소식까지 들어오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함께 합니다.
▶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 미국 대통령하고 우리나라 대통령이 전화 통화 하는 일이 가끔 있습니까?
-수시로 있는데요.
▶ 안부 전화를 하진 않을 거고 어떤 일로 통화를 합니까?
-통상 현안이 있어야겠죠. 그런데 이번 현안은 지난 6월 7~8일에 열렸던 미·중 정상회담 내용에 대한 설명이 있지 않았을까. 특히 미·중 정상 간에 합의한 북핵 문제에 대한 입장표명 설명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 미·중 정상회담은 열흘 전에 있었잖아요. 열흘 전에 있었던 회담을 설명하려고 비행기에서 전화까지 했겠습니까? 언론에서는 그렇게 분석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당장 북한이 고위급 회담을 하자고 했는데 미국이 최종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 대통령하고 의논한 거 아니에요?
-겸사겸사 했을 겁니다. 통화를 하면서 동시에 이번 북한 제의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물어본 것도 있었을 것이고요. 미국이 실제로 이런 경우 동맹국 입장을 먼저 물어보는 게 이제까지 외교 관행이기 때문에 아마 이번 경우도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 그래서 그런지 지금 나오는 얘기 중에는 우리 대통령이 대화를 위한 대화는 북한이 핵개발을 하는 시간만 벌어줄 뿐이라는 얘기를 했다고 하거든요.
-대체로 미국도 공감할 겁니다. 이제까지 대화라고 하는 것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야말로 실효성 있는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우리 측 입장을 얘기했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이것은 우리 측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을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요청한 것이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 북한이 미국에 대화를 제의한 의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장관님께서는 그 의도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여러 단위의 회담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도록 하겠다는 일련의 북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북 대화를 요구했고 이제 북·미 대화를 요구한 것이죠. 특히 북에서 국방위원회가 직접 북미 고위급 회담을 요청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게 우리가 받아들여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대해서 꼭 회담을 하고 싶은 의지가 있었겠죠.
▶ 지금 김정은이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가요?
-제1 부위원장입니다.
▶ 위원장은 없고?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위원장 자리는 비어놓고 제1위원장으로 하고 있는 것이죠.
▶ 북한으로선 권력이 가장 집중되어 있는 곳이 국방위원회인데 국방위원회 명의로 미국에 대화를 제의했다? 그 전에는 그런 일이 없었습니까?
-어느 단위가 그런 성명서를 내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가령 이전에 당국회담 요청은 조평통 대변인이 요구했죠. 외곽조직은 아니고 통일전선부의 가장 중요한 핵심 부서라고도 할 수 있고요. 남북 대화와 여러 가지 대외 협력을 위한, 특히 남북 대화를 위한 기구이니까 꼭 외곽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만 거기에서 발표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국방위원회가 얘기한 것은 적어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의중이 담겨있는 요청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저는 이번 발표가 조금 이상한 것이 불과 지난 3월, 한미 합동 군사 훈련 기간 중이었지만 북한이 비핵화 백지화, 6자회담 백지화, 9.19 합의도 더 이상 없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런 것에 대한 설명 없이 북이 국방위원회 성명으로 이번 비핵화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미국에 고위급 회담을 요구한 것은 뭔가 의지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해석이 됩니다.
▶ 그 성명에 유훈 얘기도 거론했죠?
-북한은 이제까지 지난번 3월에 이야기한 것 외에 공식적으로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지금까지, 1991년 남북이 함께 비핵화 공동선언을 한 원칙에 대해서 이제까지 부인한 적이 없었습니다. 장관급 회담이든 어느 회담이든 그것을 먼저 확인하고 다음 회의로 넘어갔죠. 그러니까 비핵화라고 하는 것은 북한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입장이라고 봐야 합니다.
▶ 일각에서는 이렇게 보더라고요. 남북대화를 제안했다가 무산되었고 북한이 미국에 대화를 제의했는데 대화 성사에는 상관없이 제의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중국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도이다, 그래서 비핵화 이야기도 중국과의 교감이 있어서 중국이 이야기해서 꺼낸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고요.
-저는 지난번 남북 회담이 잘 성사되어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더라면 이번 북·미 회담도 역시 그렇게 갈 수 있었을 것이고 그러면 미·중 정상회담, 이번 달 말에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 그 이후에 결국 북·중 정상회담까지 갈 수 있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그것이 바로 6자회담으로 갈 수 있는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그런데 첫 단계에서부터 성사가 되지 않아서 사실상 북·미 대화도 어렵지 않겠는가 전망 합니다.
▶ 미국의 입장도 북한을 직접 상대하려면 북한이 남한과 먼저 풀어라, 이것이 미국의 일관된 입장 아닙니까?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예의면서 기본 입장이기도 한데요. 결국 남북문제가 풀어지지 않으면 북·미 관계도 풀어지기 어렵죠.
▶ 미국이 그런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는 것을 북한이 모를 리가 없는데요. 그래서 말씀하신대로 이 모든 문제를 푸는 첫 출발이 남북 당국 회담이었을 텐데 어쨌든 이게 결렬되지 않았습니까. 그 상태에서 갑자기 건너뛰어서 그들 표현으로는 조미 회담을 하자는 거 아닙니까. 미국과 직접 대화를 하겠다. 이른바 통미봉남 전략이 다시 나타난 거라는 분석도 있어요.
-이것은 북중 간에 논의를 할 때 저는 일련의 합의가 북중 간에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남북 회담과 북미 회담과 6자 회담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원칙이 중국하고 얘기가 된 것이 아닌가. 그래서 미·중 정상회담 때도 논의된 것이 6자회담으로 가기 위한 입구를 어떻게 만들거냐에 대해 양쪽의 의견이 달랐습니다만 어쨌든 중국이 강력하게 얘기한 것은 역시 대화를 통해서 이 문제를 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로 그런 얘기를 전했다고 제가 기억하고 있는데요.
▶ 이런 상태에서 미국이 북한에 고위급 회담 제안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보이진 않는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 단계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한 내용이 어떤 인지 정확하게 제가 알 수 없으니까 전망할 순 없습니다만 현 단계에서 미국이 회담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진 않을 겁니다. 이미 미·중 정상회담 때도 얘기가 된 것이기 때문에 아마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어떤 조건을 달아서 뭔가 이야기를 다시 전달하고 북이 이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성사될 가능성도 있겠죠.
▶ 2.29합의에 상응하는 행동을 먼저 보인다면, 그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행동이라고 하는 것이 뭔가를 보여주길 바라는 거죠. 저는 그런 것이 혹시 북한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비확산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을 새롭게 한다면 북·미간에 고위급 회담도 가능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2.29 합의를 북한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현 시점에서 김정은이 선택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중요한 것이 이겁니다. 지금 단계에선 더 이상 북이 핵개발을 하지 않거나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도록 막아내는 조치가 필요한데 이 막아내는 조치를 못한다면 결국 또 어려움 속에 빠지지 않겠나 생각이 들어서 북한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이번 제의의 뜻을 상당히 신중하게 검토를 하고 지나가지 않겠는가 보여 집니다.
▶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내일 베이징을 방문하고 조만간 러시아도 방문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결국 북한이 다른 나라와 대화 채널을 어떻게든 복원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자라는 시각도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시나요?
-옳은 견해입니다. 지난번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시진핑을 주석을 만나서 한 얘기들을 북한이 성실하게 지켜나가는 거겠죠. 그래서 이번 김계관 부상의 중국방문도 우리가 눈여겨 볼 대목이고요. 이것도 또한 한·중 정상회담 이전에 북한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대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 김계관이 비중이 상당히 큰 인물이죠?
-큰 인물일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북핵 문제에 대해서 지난 20년간 담당해온 전문가죠. 대단히 중요합니다. 우리는 그때그때 담당자가 바뀌어왔지만 북은 일관되게 김계관 부상이 맡아왔고요. 2차 정상회담 때도 김계관 부상이 직접 6자 회담 합의에 대한 내용을 정상회담에 와서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 남북대화나 대남 전략은 김양건이, 핵 문제와 관련된 교섭은 김계관이?
-그렇습니다. 이렇게 보서야 합니다. 외교관계의 실무를 담당하는 것은 내각의 외무성입니다. 강석주, 김계관 팀이 계속해서 해 온 것이고요. 다만 남북 관계는 당에서 전체를 주관해왔고 노동당 안에도 외교 관계 부서가 있습니다. 그러나 외교일선에 나타나지는 않죠.
▶ 김계관이 내일 중국에 간다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사건으로 우리가 관측해야 되겠네요?
-저는 그렇게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일련의 북이 원한 대화 원칙에 대한 하나의 과정을 중국과 다시 한 번 조율하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가 보여 지는데요. 특히 북·미간의 고위급 회담에 대한 전망과 논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그동안 남북 대화나 북미 대화의 역사를 보면 북한이 다양한 형태로 제안을 했다가 이게 잘 안 먹히면 갑자기 미사일을 쏘아 버리거나 핵실험을 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이것을 풀기 위해서 어떤 형태로든 대화가 다시 제기되는 것이 되풀이 되어온 측면이 있어서 미국에 대한 대화제의를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또 어떤 형태로든 돌발적인 군사적 행동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걱정도 한편에서 제기되고 있는데요. 그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지난 20년간 북미 대화를 보면 그 핵심은 북핵 문제 해결입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행동 대 행동, 말 대 말, 원칙에 의해서 어떻게 주고받느냐. 거기에 가장 중요한 핵심이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의 해소, 핵 선제공격에 대한 중단, 그러면 북이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 문제는 서로 간에 주고받는 것에서 깨지면 결국 회담이 안 되었죠. 남북 대화는 그 이후의 여러 가지 현안들이 있지 않습니까. 경제협력이라든가 이산가족, 과거 국군포로 등 여러 문제가 있으니까 사실상 남북대화라고 하는 것은 다양하게 진행될 수 있었는데 북·미 대화에서는 적대적 해소, 핵문제 해소 2가지가 걸려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안 되면 안 되는 거죠. 저는 이번 기회에 미국이 북한과 함께 양측이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를 해서 제4차 핵실험이나 이다음에 더 이상 진전되는 미사일 실험 같은 것들을 막고 사전에 방비하는 것이 중요하지 사후에 제재 가해봐야 아무 의미가 없는 거거든요. 20년간 저희가 경험해 온 거 아니겠습니까.
▶ 만약 4차 핵실험을 한다면 소형화, 경량화 쪽으로 가는 핵실험이 되겠죠?
-정말 무기 단계화 단계로 가는 거죠. 그것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 어떻게든 거기까지 가기 전에 대화를 통해서 막아야 된다는 것이 장관님의 일관된 주장이신가요?
-지금 북이 군을 내평하는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중국과 이런 이야기를 하고,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강력하게 대화로 풀겠다는 얘기를 했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도 대화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 이제 열흘 남았습니다. 한중 정상회담을 우리 정부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외교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미국 일변도의 외교적인 관계보다 중국과의 외교관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선 한·중 외교 관계를 과거보다 더 발전된 단계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한·중 관계라고 하는 것이 무역량에 있어서도 엄청난 관계고 북한과 중국 간의 관계도 역사적인 특별한 관계이기 때문에 우리가 한·중 관계를 소홀하게 해선 절대 한반도 평화 문제를 풀어갈 수 없으니까 이번 단계에서 균형 있는 외교적 관계를 가지고 임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합니다.
▶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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