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성주 윤동마을을 들어서면 대나무 숲을 따라 ‘의성 김씨’ 문중이 모여 살고 있다. 오래된 고택들 안쪽에 의성 김씨 종가, ‘사우당’이 있다.
그 종가를 지키고 있는 21대 종부 류정숙(65)씨.
43년째 의성 김씨 가문의 가풍을 지키며 다도와 예절 강의를 활발히 하고 있는 소신 있고 당찬 모습의 종부이다. 그리고 그 곁에는 종부의 길을 따라 가문의 전통을 배우고 있는 차종부와 둘째 며느리가 있다. 남을 위한 배려와 절도 있는 예법을 중시하는 종가인 만큼 귀한 손님이 오시면 7첩 반상을 대접한다.
김치와 장 종류를 제외한 일곱 가지 반찬으로 대표적인 여름 밑반찬인 짭조름한 쇠고기 장조림, 색이 고운 명태포 부풀림,
까만 석이버섯을 올려 정갈함을 더한 수란, 다진 쇠고기를 곁들여 부쳐낸 표고버섯전, 요즘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 특히 좋은 더덕구이, 그리고 재철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린 미나리숙채와 밥도둑으로 불리는 조기조림이 올라온다.
매년 여름철마다 ‘의성 김씨’ 가문이 해먹어온 보양식은 지역적 특성이 강하다.
연못에서 직접 딴 연잎으로 지은 ‘연잎밥’과 돼지고기를 곁들인 ‘연잎보쌈’은 여름철 갈증해소와 심신 안정에 탁월하다.
녹차 우린 물에 성주지역 특산물인 참외를 썰어 넣어 맛의 깊이를 승화시킨 ‘녹차참외오이냉국’, 물 맑을 시절, 집 앞 개천에서 잡은 은어로 육수를 낸 ‘은어국수’는 의선 김씨 문중을 비롯, 경북지방 양반들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꼽힌다.
그리고 한우족을 푹 고아서 여기에 간장과 설탕을 넣고 슴슴하게 조리는 ‘한우족장과’는 차종부가 시어른들의 건강식으로 꼬박꼬박 챙기는 보양식이다.
‘의성 김씨 ’ 종갓집 보양식을 통해 종부와 두 며느리의 삶,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 시대 새로운 종부의 모습을 담아낸다.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