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최근 KB금융에서 사실상 낙하산으로 임명된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간의 전산시스템 교체 갈등이 사회적 물의를 빚으면서 낙하산 인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금융 부문 낙하산 인사 이대로 둘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금융기관 낙하산 인사 현황이 공개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실 내부 자료인 2010~2013년 금융권 낙하산 인사 현황(중복 포함, 업권별 상위 업체 기준)을 보면 시중은행이 4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금융지주(41명), 증권사(21명), 보험사(17명) 순으로 총 124명의 낙하산 인사가 포진했다.
기관별로 시중은행의 경우 SC은행이 15명으로 가장 많은 낙하산 인사가 있었으며,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간의 2000억원대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이권 갈등을 빚은 KB국민은행이 9명으로 SC은행 다음으로 많았다. 이어 씨티은행(7명), 우리은행·하나은행(4명), 신한은행(3명) 순이었다.
금융지주사는 하나금융지주(14명), SC금융지주(11명), 신한금융지주(7명), 우리금융지주(5명), KB금융지주(4명), 한국씨티금융지주(3명) 순으로 많았다.
보험사도 적지 않은 낙하산 인사를 통해 정관계 인사들에 줄을 대고 있었다. 손해보험사에선 삼성화재와 LIG손해보험이 각각 4명으로 가장 많았다. 생명보험사 중에는 한화생명(5명), 삼성생명(4명) 순으로 낙하산 인사가 포진했다.
증권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우증권이 9명으로 낙하산 인사가 가장 많이 몰렸으며, 뒤를 이어 현대증권(6명), 우리투자증권(5명), 삼성증권(1명)이었다.
이들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는 옛 재경부, 재무부 출신이 대다수였으며 다음으로 금융사 감독권을 가진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가 눈에 띄게 많았다.
김문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관치금융과 낙하산 인사는 정상적인 금융 감독을 어렵게 해 대형부실사태를 잉태시키고, 낙하산 인사는 전문성과 책임성에 기반한 정상적인 경영이 아니라 과도한 실적지향주의를 지향하게 만든다"고 낙하산 인사의 적폐를 지적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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