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 후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져
김기현 "청와대·법무부·경찰 연루된 총체적 범죄"
김기현 "청와대·법무부·경찰 연루된 총체적 범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택시기사를 폭행한 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용구 전 차관은 지난해 11월6일 택시기사 폭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서초경찰서가 사건을 내사 종결하기 전까지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수차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37일 만에 낸 결론이 '단독 일탈'
해당 보좌관은 추미애 전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함께해 온 측근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택시기사 폭행 사건 당시 이 전 차관은 공수처 초대 처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다가 후보 추천에서 배제됐습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법무부가 폭행 사건을 알고 이 전 차관을 후보 명단에서 제외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결국 서초서는 같은 달 12일 이 전 차관에게 반의사불벌죄인 일반 폭행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내사 종결했고, 이 전 차관은 12월 2일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추천에 힘입어 법무부 차관으로 내정돼 다음 날부터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부실수사 의혹'을 진상 조사해온 경찰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외압이 없었다"는 조사 결과를 어제 발표했습니다.
폭행 사건을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로 덮은 건 담당 수사관의 '단독 일탈'이었을 뿐이고, 서초경찰서는 이 전 차관이 유력 인사임을 알고도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진 지난 1월 24일 서울경찰청이 진상조사단을 구성한 지 137일 만에 내놓은 결과입니다.
"청와대까지 썩은 냄새 진동"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오늘(10일) 이 전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부실수사 의혹에 대해 "권력형 범죄"라며 "그 정점에 대통령이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권한대행은 오늘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일선 경찰부터 경찰청 간부, 검찰과 법무부, 청와대까지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고 일갈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법무부는 이 전 차관을 임명하기 전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경찰 진상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며 "이 전 차관의 폭행 사실에 대해 법무부는 11월 9일 이전에, 청와대는 11월 16일에 인지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11월 8일 또는 9일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이 전 차관이 수차례 통화한 사실도 밝혀졌다"며 "청와대와 법무부, 경찰 등 대한민국 법치를 바로 세워나가야할 공권력이 모두 연루된 총체적 범죄"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음주 상태에서 폭력을 행사한 주폭 범죄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차관으로 임명하고 6개월이나 감싸고 돌았다는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뭐라도 해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일침했습니다.
김 권한대행은 경찰을 향해서는 "일선 실무자만 문책하는 선에서 꼬리 자르기를 하려 한다"며 "서울경찰청 등 상부에 (이 전 차관 사건을) 수차례 보고해놓고도 끝까지 거짓말한 것도 들통났다"며 "과연 대한민국 경찰인지 견(犬)찰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했습니다.
이어 "수사 책임자인 서초경찰서장은 책임은커녕 영전했고, 이성윤 지검장이 관할하던 서울중앙지검도 영상을 확보하고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동조했다"고 꼬집었습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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