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체포 저지 동원된 병사들, 퇴근 없이 버스에서 밤새 대기
입력 2025-01-13 16:12  | 수정 2025-01-13 16:27
공수처, 한남동 관저 체포영장 집행 시도 / 사진 = 연합뉴스
공수처 체포영장 재시도 대비…버스서 취침하며 철야 근무
“적법하지 않은 지시” 내부 반발도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인간 방패'로 동원된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병사들이 영장 집행 중단 이후 버스에서 취침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오늘(13일) 경찰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대통령 관저 외곽 경호를 맡은 55경비단 병사들은 체포 집행이 저지된 다음 날(4일)까지 관저 인근에 버스 대기 상태로 철야 근무를 이어갔습니다.

공수처가 다음 날 다시 체포영장을 집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병사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밤새 대기 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통령 관저 내에는 55경비단의 숙영시설이 없고, 휴게 공간만 마련돼 있어, 가용 인력이 대거 투입된 1차 집행 당시 휴게 공간이 부족했습니다. 이에 병사들은 버스에서 대기하고 잠을 자며 추가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했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대통령경호처는 그간 55경비단 병사 동원을 부인해 왔으나, 경찰 수사 결과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병력 동원을 직접 지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호처 내 대표적 '강경파'로 경호처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 차장은 1차 집행 당시 공수처를 가로막은 1차 저지선 현장에도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1차 저지선은 경호처 직원 50여 명과 55경비단 병사 30∼40명으로 구성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공수처에 의해 저지선이 뚫렸습니다.

당시 55경비단 사이에선 "적법하지 않은 지시를 거둬달라"는 요청이 제기됐으나, 김 차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저지선이 뚫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혼란한 분위기 속 55경비단은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빠졌지만, 이후 3차 저지선에서는 다시 동원됐습니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당시 경호처 직원, 33군사경찰경호대, 55경비단 병사 등 총 200여 명이 ‘인간 띠를 형성해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동원됐습니다.

경찰이 채증한 영상에서도 55경비단 병사들의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일반 병사들을 입건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55경비단은 2차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동원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방부가 경호처에 55경비단을 체포 저지에 동원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하자, 경호처가 "알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유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t590267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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