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차·향·꽃의 문화사』는 동양에서 꽃피운 차와 향, 꽃과 관련한 문화의 역사를 추적해 한데 묶은 책이다. 신분과 종교, 교역과 시장, 문학과 그림, 유행과 모임, 장인 정신과 예술에 이르는 방대한 영역을 담았다.
우리나라의 꽃꽂이 문화가 처음 발견된 것은 삼국시대다. 백제와 신라 왕실에서는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기이한 동물과 화초를 길렀다. 고려시대에 이르러 꽃꽂이는 귀족사회의 고급 취미로 자리 잡았다. 국왕들은 왕실 화원에 신하들을 초대해 화초와 진귀한 물건을 관람하게 하고, 잔치를 베풀어 군신 관계를 다졌다.
이 책은 차와 향, 꽃과 관련한 문화의 역사를 추적한다. 차는 중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향과 꽃 문화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출발해 인도,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유입된 뒤 한국, 일본으로 확산됐다. 다만 각국의 고유한 문화와 함께 서로 다른 방식으로 수용되고 변형됐다. 예컨대 한국의 꽃 문화는 예술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면서도 이성적이며 경제적인 접근에 기반했다. 반면 일본의 꽃꽂이 문화인 ‘이케바나는 부처님께 바치는 공화로 시작해 종교적인 의미가 강하다. 저자는 동아시아 권역을 한국, 중국, 일본으로 나누고 국가별, 시대별로 흐름을 설명하면서 차·향·꽃을 바라봤던 여러 인물들의 시선과 그것을 담아낸 예술적 형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세계를 집어삼킨 아마존의 사악한 생존법
『모든 것이 전쟁이다』
『모든 것이 전쟁이다』
다나 마티올리 지음 / 이영래 옮김 / 21세기북스 펴냄
2021년 서른두 살의 나이로 연방거래위원회(FTC) 역사상 최연소 위원장이 된 리나 칸은 빅테크를 향한 반독점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으며 2023년엔 아마존에 소송을 제기했다. 아마존은 독과점 기업이며, 아마존이 휘두르는 힘이 소매업 전반의 가격 인상을 불렀다는 것이 요지였다. 또한 판매자들에게 아마존의 다른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강제한 것도 독점 혐의를 받는 부분이다.「월스트리트저널」의 아마존 전담 기자인 다나 마티올리는, ‘고객 집착이라는 아마존의 사명 뒤에 숨겨진 마키아벨리식 전략과 경쟁사 압박, 데이터 활용의 실체를 밝혀낸다. 5년간의 취재와 600명 이상의 인터뷰 결과물이 묵직한 책 한 권에 담았다.
저자는 수많은 기업들로부터 아마존의 악행을 취재해 고발했다. 아마존이 아마존닷컴의 데이터를 이용해 인기 제품을 베껴 경쟁 우위에 선다든가 인수나 투자 제안을 하는 척하면서 사업계획서를 빼돌려 자체 브랜드 신제품에 접목시키는 등의 야비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베이조스와 트럼프의 앙숙 관계를 비롯해 아마존의 성장 과정과 확장 전략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책이다.
[글 송경은 매일경제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3호(25.01.1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