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 정보라 작가, 연세대 상대 일부 승소

시간강사의 업무 준비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판단
연세대, 정 작가에 3천여만 원 지급해야

소설집 '저주토끼'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정보라 작가가 10여 년 동안 시간강사로 근무한 연세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종 작가는 퇴직금과 수당 등 3천여만 원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3단독 강지현 판사는 오늘(8일), 정 작가가 연세대를 상대로 낸 퇴직금·수당 지급 소송에서 "피고는 3,350만 9천여 원을 지급하라"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강 판사는 대법원의 기존 판례를 언급하며, 대학교 시간강사의 강의 준비 등 수반 업무에 드는 시간도 소정 근로시간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강의 시수의 3배를 근로 시간으로 보고 정 작가가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 퇴직금 청구권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2010년 1, 2학기의 경우 강의 시수의 3배를 해도 15시간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 기간을 퇴직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했습니다. 주휴수당과 연차휴가 수당, 노동절 휴가 수당은 정 작가를 단시간 근로자로 보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했습니다.

정 작가는 판결에 대해 "초단시간 근로자가 아니라는 것은 반가운 말씀이지만, 단시간 근로자라는 데에도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에 수당을 청구하는 방향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했었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그는 "수업 준비 시간 등이 환경에 따라 매우 다른데 기계적으로 3배를 해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도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연세대학교 / 사진 = 연합뉴스

정 작가는 2010년 3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연세대에서 러시아어와 러시아문학, 러시아문화 등을 가르쳤습니다. 퇴직 후 퇴직금을 받지 못하자 2022년 연세대를 상대로 퇴직금과 주휴·연차수당 등 약 5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정 작가 측은 강의했던 전체 기간을 퇴직금 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 퇴직금을 산정했습니다.

법원은 지난해 10월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으나, 정 작가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을 이어갔습니다.

[최유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t59026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