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1월 경상수지 93억 달러…"연 900억 달러 웃돌 듯"
입력 2025-01-08 10:59  | 수정 2025-01-08 11:02
월별 경상수지 추이. /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통계…수출 증가세 둔화에도 수입 감소
상품수지 97.5억 달러 흑자…서비스수지 20.9억 달러 적자
수출 증가세 둔화에도, 원자재·소비재 등의 수입이 감소하면서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일곱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93억 달러(약 13조 5,300억 원) 흑자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해 4월 외국인 배당 증가 등으로 1년 만에 적자(-2억 9,000만 달러)를 낸 뒤 5월(89억 2,000만 달러)·6월(125억 6,000만 달러)·7월(89억 7,000만 달러)·8월(65억 2,000만 달러)·9월(109억 4,000만 달러)·10월(97억 8,000만 달러)에 이어 7개월 연속 흑자입니다.

11월 흑자액은 10월보다 약 5억 달러 줄었지만, 전년 11월(38억 9,000만 달러)보다는 많았습니다.

1∼11월 누적 경상수지는 835억 4,000만 달러 흑자로, 2023년 같은 기간(280억 7,000만 달러)과 비교해 554억 7,000만 달러나 늘었습니다.


12월 집계가 남은 상태에서 한은의 연간 전망치(900억 달러)에 64억 6,000만 달러 부족합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2월에도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상당 폭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흑자 규모는 조사국 전망치 90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1∼11월 누적 경상수지(835억 4,000만 달러 흑자)는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기록"이라며 "양호한 흑자 흐름이 지속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항목별로 상품수지(97억 5,000만 달러)가 작년 4월 이후 20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습니다. 흑자 규모도 10월(81억 2,000만 달러)과 비교해 16억 달러 이상 늘었습니다.

수출(571억 달러)은 1년 전보다 1.2% 늘었습니다. 2023년 10월에 1년 2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반등한 뒤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수출 증가율은 10월(4.0%)이나 전년 11월(6.7%)보다 낮아졌습니다.

품목 중에서는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29.8%)·정보통신기기(8.5%)·철강제품(0.8%)이 늘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9.1%)로 수출이 호조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석유제품(-18.6%)·승용차(-14.1%)·기계류 및 정밀기기(-12.5%) 품목 수출과 대(對) 미국(-5.2%)·일본(-2.4%)·중국(-0.7%) 수출은 뒷걸음쳤습니다.

송 부장은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등 IT품목은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증가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라면서도 "석유제품과 승용차 등 수출이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석유제품은 9월 이후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가격이 하락했고, 승용차는 10월부터 11월 초까지 주요 부품업체 파업으로 완성차업체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일부 생산라인 가동도 원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반도체 수출에 대해 "고부가가치, 고사양 반도체는 수요가 견조한 상황"이라며 "통상환경 불확실성과 중국과의 경쟁, 그간 수출이 좋았던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증가세가 둔화할 수는 있지만 증가세 자체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수입(473억 5,000만 달러)은 4.4% 줄었습니다. 석유제품(-19.4%)·화학공업제품(-17.2%)·원유(-16.8%)·석탄(-12.5%) 등 원자재 수입이 10.2% 감소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승용차(-30.9%)·곡물(-10.2%)을 비롯한 소비재 수입도 6.3% 줄었습니다.

반대로 반도체 제조장비(77.4%)·반도체(24.5%) 등 자본재 수입은 11.3% 증가했습니다.

월별 금융계정·자본수지 추이. / 사진=한국은행 제공

서비스수지는 20억 9,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습니다. 적자 규모가 전월(-17억 3,000만 달러)보다는 크지만, 전년 같은 달(-22억 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줄었습니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가 7억 6,000만 달러 적자였습니다. 적자 폭이 10월(-4억 8,000만 달러)보다 커졌는데, 중국 국경절 연휴 효과 등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송 부장은 12월 여행수지 전망에 대해 "연말이고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출국자 수가 증가해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국 불안으로 일부 입·출국이 위축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연말과 겨울방학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9억 4,000만 달러로 10월(34억 5,000만 달러)보다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분기 배당 지급 등으로 배당소득 수지 흑자(6억 달러)가 한 달 사이 18억 9,000만 달러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1월 중 97억 6,000만 달러 불었습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8억 4,000만 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00만 달러 줄었습니다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채권을 중심으로 3억 9,000만 달러 증가하는 동안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식 위주로 21억 2,000만 달러 감소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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