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뮤지컬 ‘렌트라는 역작을 남기고 요절한 조나단 라슨의 불꽃 같은 삶의 흔적이다. 밤에는 꿈을 이루기 위한 작곡을 하고,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뉴욕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존. 서른 살을 앞두고 아무것도 이뤄 놓은 것 없는 삶에 초조함을 느낀다. 극은 라슨과 그 삶을 버티게 했던 음악을 가감 없이 담아낸 자전적 이야기다.
작품은 비운의 천재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유작이다. 1990년 막 서른 살이 된 라슨은 ‘록 모놀로그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작품을 선보인다. 그가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 수차례 워크숍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하지만 라슨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작품은 사장될 위기에 처하고, 그 완성도를 아깝게 여겼던 친구들에 의해 극은 다시 기획된다.
제작자였던 로빈 굿맨은 퓰리처상 수상 극작가 데이비드 어번에게 작품을 봐달라고 청한다. 노래가 너무 좋아 충격이었다. 이것은 조나단이 남기고 간 B급 작품이 아닌 정말 일류작품”이라고 평한 데이비드는 기존의 모놀로그 형식에서 존, 마이클, 수잔이라는 세 명의 인물의 삶으로 극을 구체적으로 형상화시켰다. 특히 마이클과 수잔은 각 인물을 제외하고 10여 명의 다른 역할을 함께 선보이는 일인 다역으로 재미를 더했다. 완성된 뮤지컬은 라슨이 세상을 떠난 5년 후인 2001년 5월 23일 오프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렸다.
뮤지컬은 1990년에 서른 살을 맞은 한 예술가의 개인적인 인생을 보여주지만, 그가 자신의 삶에서 느끼는 두려움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모두 느끼는 감정과 다르지 않다. 작품 속 주인공 존은 꿈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결국 그가 꿈을 이루었는지, 못 이루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존은 자신이 느끼는 부정적 두려움을 담담하게 마주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느꼈던 그 충만한 감정을 다시 깨달은 뒤, 꿈을 향해 묵묵히 앞으로 나아간다.
(사진 신시컴퍼니)
무대 중앙에 놓인 정글짐은 회전하며 존의 집과 그가 일하는 식당, 마이클의 집과 회사, 편의점 등 다양한 공간을 입체적이고 리드미컬하게 보여준다. 이 공간은 조명과 영상을 통해 더욱 생기가 더해지는데 특히 영상은 무대 완성을 높이는 역할과 더불어, 극의 일정 장면에서 인물을 생중계하는 데 쓰인다. 이는 인물의 섬세한 감정 변화와 심리를 전달해준다.음악은 라슨이 꿈꾸던 록 뮤지컬의 또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다. 전자 기타의 무게감으로 매혹시켰던 ‘렌트와는 달리, 록 발라드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직관적인 록 자체의 음률이 어우러져 관객의 마음을 파고든다. 아름다운 선율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한 사람의 고민과 갈등, 희망을 향한 가사가 따뜻한 감동과 위로를 전한다.
(사진 신시컴퍼니)
Info
장소: coex 신한카드 artium
기간: ~2025년 2월 2일
시간: 화~금요일 7시30분 / 토, 일요일 2시, 6시30분
출연: 존 – 배두훈, 장지후, 이해준 / 수잔 – 방민아, 김수하 / 마이클 – 김대웅, 양희준
장소: coex 신한카드 artium
기간: ~2025년 2월 2일
시간: 화~금요일 7시30분 / 토, 일요일 2시, 6시30분
출연: 존 – 배두훈, 장지후, 이해준 / 수잔 – 방민아, 김수하 / 마이클 – 김대웅, 양희준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신시컴퍼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2호(25.1.0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