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에 이은 '김상식 매직'에 베트남 열광

베트남 축구대표팀, 동남아 대회 우승…6년 만에 정상
거리마다 붉은 금성홍기 물결…"김 감독·코치진 노력에 감사"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동남아 최대 축구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자 베트남 전국이 열광에 휩싸였습니다.


현지시각 5일 베트남은 태국 방콕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태국을 상대로 3-2로 승리, 1차전과 합계 스코어 5-3으로 우승했습니다.

경기 시작 전부터 하노이, 호찌민, 다낭 등 전국 주요 도시의 중심가 모인 수많은 베트남 국민들은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환호하고 아쉬움의 탄성을 내뱉었습니다.

이들은 박항서 감독이 이끌던 2018년 같은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6년 만에 동남아 축구 정상 자리에 다시 오르기를 간절히 고대했습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경기가 베트남의 승리로 끝나고 우승이 확정되자 거리 응원을 하던 군중에 더해 무수히 많은 국민들이 뛰쳐나와 길거리 축제를 벌였다고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전했습니다.

베트남인 저마다 붉은 바탕에 황금색 별이 새겨진 베트남 국기 금성홍기를 손에 들고 몸에 두르고 얼굴에 그려 넣은 채 몰려나오면서 대부분의 큰 길거리가 붉은 물결로 가득 찼습니다.

일요일 자정 가까운 심야에도 자동차는 물론 '오토바이의 나라' 베트남답게 금성홍기를 꽂은 오토바이와 자동차들이 주요 도로를 가득 메웠습니습니다.

5일(현지시간) 밤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 우승 소식에 열광하는 베트남 국민들이 베트남 북부 타이빈시 거리에서 환호하고 있다. / 사진=VNA 연합뉴스

몰려 나온 군중들은 오토바이·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나팔·호루라기를 마구 불고 북과 쟁반·냄비·프라이팬을 힘껏 두들기는 등 각자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를 내면서 열광을 발산했습니다.

거리 곳곳에서 불꽃놀이 폭죽이 마구 터지는 가운데 사람들은 "베트남 보딕", "베트남 꼬렌(파이팅)", "베트남이 챔피언이다"라고 외쳤습니다.

새해부터 교통 범칙금이 최대 수십 배로 불어나면서 운전자들에게 '저승사자'로 떠오른 교통경찰도 이날만은 미소 띤 표정으로 교통 단속보다는 열광하는 국민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한껏 즐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김 감독의 대형 사진을 치켜들거나 태극기를 흔드는 등 대표팀을 동남아 축구 정상으로 이끈 김 감독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팬들도 간혹 눈에 띄었습니다.

하노이 주민인 한 여성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항서 감독과 김상식 감독이 우리 대표팀을 정말 잘 이끌었다"며 "경기 도중 어려움에 즉각 대처할 수 있었던 김 감독과 코치들의 효과적인 전술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코치진의 노력에 대해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