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열린 여러 자선행사에 인파가 몰리며 압사하는 비극이 잇달아 발생했습니다.
22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남부 아남브라주 오키자 마을에서 한 자선사업가가 주최한 자선 행사에서 압사 사고로 3명이 사망했고, 같은 날 새벽에는 수도 아부자 시내 성당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행사에서 무료 식료품을 받으려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어린이 4명을 포함해 10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19일에도 서남부 오유주 바쇼룬 마을의 이슬람고등학교에서 선물과 음식을 받으려는 이들이 몰려 35명이 압사하는 등 사흘 새 4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입니다.
세 사고 모두 희생자 중 여성과 어린이가 다수 포함됐으며 나눠주는 음식과 옷을 받으려다 변을 당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습니다. 볼라 티누부 대통령은 전날 애도 성명에서 주말에 예정된 모든 공식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인구가 2억 2,000만 명인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자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임에도 만성적인 경제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5월 취임한 티누부 대통령이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고시 환율과 시장 환율을 통합하는 통화정책을 도입하고 재정난을 이유로 연료 보조금을 철폐하자 물가가 치솟고 화폐가치는 급락해 기본 식량을 구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식량이 귀한 상황에서 많은 단체와 종교시설이 무료로 음식 등을 나눠주는 자선 행사를 열자 이같은 비극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전에도 인파가 몰리며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방송은 덧붙였습니다.
국제앰네스티(AI)는 전날 성명을 내고 "많은 나이지리아 사람에게 집에서 평범한 쌀을 먹는 게 사치로 변하고 있다"며 나이지리아 당국에 이런 자선 행사가 어떻게 재앙으로 이어졌는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