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윤 대통령 측 "시간 끌기는 야당이"…박근혜 때와 같은 주장도

【 앵커멘트 】
법조팀 우종환 기자와 자세한 얘기 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며칠 전 석동현 변호사가 첫 언론 상대 약식 기자회견을 했을 때 변호인단의 전략이 시간끌기라는 분석이 나왔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석 변호사가 반박했죠?

【 기자 】
네, 이틀 전 석동현 변호사 약식 회견을 놓고 제가 윤석열 대통령의 전략은 시간벌기 혹은 시간끌기라고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석 변호사 이런 지적에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 인터뷰 : 석동현 / 변호사
- "시간 끌기는 야당에서 주로 해왔고요. 좀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이걸 시간 끌기라고 하는 건 아직은 정말 그것 또한 성급한 평가다…."


【 질문 2 】
하지만, 검찰이 두 번이나 소환통보를 할 정도로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변호인을 선임조차 하지 않은 건 의아한데요?

【 기자 】
석 변호사는 준비가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이나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사실상 변호를 맡기로 한 상황에서 '선임 절차'가 여태 안 됐다는 건 설득력이 조금 약해 보이긴 합니다.

소환요구서나 탄핵심판 관련 서류를 아직 받지 않고 있는 것, 오늘도 기자들이 소환 요구에 응할지 한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는 것도 시간끌기 논란을 키우는 모습입니다.


【 질문 3 】
이것도 시간끌기일까 싶습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 절차가 잘못됐다고 주장했죠?

【 기자 】
그렇습니다, 석 변호사는 검사 탄핵 때도 청문회를 몇 차례씩 하던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 절차는 성급하게, 졸속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회법을 보면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해 조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따르지 않아 위법한 탄핵소추라는 겁니다.

【 질문 4 】
이게 박근혜 전 대통령도 했던 주장이라면서요?

【 기자 】
맞습니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나온 주장입니다.

당시 박 전 대통령 측은 "법사위 조사도 거치지 않고 검찰 공소장과 의혹 보도 수준의 기사만으로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건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석 변호사가 한 주장과 비슷하죠. 아마 이 사례를 참고했던 걸로 보입니다.

다만,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헌재는 국회의 재량이라며 이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질문 5 】
박 전 대통령 사례를 참고했다고 하는데 마침 오늘 기자회견 장소가 서울고검 청사 앞이죠. 박 전 대통령 때와 똑같은 그림이라면서요?

【 기자 】
2016년 검찰 수사를 받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 자격으로 처음 기자들 앞에 선 게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을 대신하는 스피커로서, 오늘은 윤 대통령의 스피커로서 유 의원과 석 변호사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장소가 같은 서울고검 청사 앞입니다.

▶ 인터뷰 : 유영하 / 당시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 (2016년)
- "시간적으로 대통령 말씀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 인터뷰 : 석동현 / 변호사 (오늘)
- "대통령과 필요한 범위 내에서 충분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얼굴도 보기도 했다는 말씀까지 드리겠습니다."


【 질문 6 】
데자뷔 같은 상황이네요, 이렇게 비슷한 그림이 나온 이유가 있을까요?

【 기자 】
두 시기 모두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진 곳 그리고 법조 담당 기자들이 있는 곳을 선택하다 보니 이런 그림이 연출된 걸로 보입니다.

두 사람의 인연도 오묘한데요.

석 변호사는 2019년 자유한국당 부산 해운대갑 당협위원장 시절 당시 박 전 대통령 대변인을 자처하던 유 의원을 향해 "분에 맞지 않는 역할을 그만두고 박 전 대통령 곁을 떠나라"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 7 】
석 변호사가 이제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인데 아이러니하네요. 마지막으로 오늘 국내 기자들보다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별도의 기자회견을 했던데 이유가 있을까요?

【 기자 】
석 변호사는 오늘 국내 언론 기자회견을 오후 2시에, 그보다 앞서 오전 10시 반부터 외신 기자회견을 별도로 했습니다.

사실 외신기자들의 질문도 국내 기자들과 다를 바 없이 윤 대통령 소환조사나 탄핵심판, 시간끌기 논란 등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그럼에도, 별도로 외신기자 상대 기자회견을 한 것 역시 여론전 성격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윤 대통령 본인도 국내 언론 인터뷰는 두 차례, 기자회견은 세 차례에 그친 반면, 외신 인터뷰는 스무 곳이 넘는 곳과 진행한 바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잘 들었습니다, 우종환 기자였습니다. [woo.jonghwan@mbn.co.kr]

영상편집 : 송지영
그래픽 : 백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