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외아들 결혼 앞두고 쓰러진 60대…6명에 생명 나누고 하늘로
입력 2024-12-19 10:03  | 수정 2024-12-19 10:07
뇌사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생명을 나눠준 서영택 씨. /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67세 서영택 씨, 심장·신장·안구 등 기증
아들 "늘 나누고 베풀던 분…편히 쉬시라"
하나뿐인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뇌사 상태에 빠진 아버지가 6명에게 심장 등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30일 서영택(67) 씨가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에서 심장, 간장, 좌우 신장, 좌우 안구를 기증했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기증원에 따르면 서 씨는 지난달 23일 길에서 쓰러진 채로 행인에게 발견돼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습니다.

가족들은 서 씨가 평소에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늘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한 줌 재로 떠나기보다는 누군가를 살리는 일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기증에 동의했습니다.

밝고 활발한 성격에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 것을 좋아했다는 고인은 내년 2월 외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예비 며느리도 살뜰히 챙긴 가정적인 사람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서 씨의 아들은 아버지에게 "늘 나누고 베풀고 사셨는데 가는 길에서도 다른 생명을 살리고 떠나시는 게 자랑스럽고, 보고 싶다"며 "고생 많이 하셨고 편히 쉬시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또 장기 기증을 받게 될 수혜자들에게는 "아버지 몫까지 더 건강하게 살아 달라. 새 생명을 받으신 분들이 소중한 삶을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쓰는 아름다움을 보여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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