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유지하기 좋은 습도는 40~60%지만, 겨울에는 이보다 아래로 떨어지기 쉽다. 습도가 낮으면 눈, 코, 목의 점막이 건조해져 점액 분비가 감소하고, 이 때문에 바이러스나 노폐물의 침입에 노출되어 호흡기 질환에 쉽게 걸린다.
습도 올라가면 감기 떨어진다
겨울에 주로 호흡기 질환이 발생하는 이유는 습도와 관련이 깊다. 특히 감기나 독감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습도가 낮을수록 생존력과 전파력이 높아진다.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는 습도가 23% 이하일 때 독감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70~77%였으나, 습도를 43%로 올리자 감염력이 14%로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공기 중의 수분이 독감 바이러스 외피에 들러붙어 감염 기능을 무력화하고 무겁게 만들어 바닥에 떨어뜨리기 때문이다.또 습도가 낮으면 피부나 안구에 수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안구 건조증이나 피부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겨울철, 건조해지기 쉬운 실내의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손쉬운 방법들을 알아 보자.
간편하고 효과적인 일상 속 천연 가습기
실내 습도를 높이려면 가습기를 활용하는 것이 쉽고 빠르지만, 가습기는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하고 청소를 해 주지 않으면 기기에 세균이 번식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전기의 힘을 빌리지 않고 또 수고로움을 최소화하면서 생활 속에서 실내 습도를 조절하는 실천법이 여럿 있다.먼저 실내에 화분을 들이면 식물이 증산 작용을 통해 공기 중의 수분을 높인다. 실내 면적의 10%를 식물로 채우면 습도가 10% 증가한다고 한다. 잎이 넓은 식물일수록 효과가 좋으며, 행운목, 아레카 야자, 알로카시아, 스킨답서스, 스투키 등은 가습력도 좋고 공기 정화 기능도 뛰어나다.
(사진 프리픽)
간편하게는 물을 담은 그릇을 곳곳에 배치하면 된다. 난방기 근처에 두면 물이 증발하는 속도가 빨라 단시간에 습도를 올릴 수 있다. 수건을 적셔 널거나 실내에서 빨래를 건조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샤워를 하고 난 뒤 욕실 문을 열어 두면 습기가 퍼지면서 실내 습도가 높아진다.숯이나 솔방울도 효과적인 천연 가습기다. 깨끗이 씻은 솔방울을 물에 담갔다가 잎이 오므라들면 가습이 필요한 곳에 두자. 잎이 다시 벌어지면서 공기 중으로 수분을 방출한다. 숯을 물이 담긴 쟁반에 넣어 두면 물을 머금어 공기 중으로 날려 보낸다. 다만 습도를 높이는 방법들에는 반드시 환기가 동반되어야 한다. 습도가 너무 높아지면 곰팡이와 세균이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59호(24.12.1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