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잠자기 위해 술 마신다?"…8주간 금주한 결과 보니
입력 2024-12-17 07:52 
사진=알렉스 조지 박사 인스타그램

숙면을 위해 마시는 술이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16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 출신의 의사이자 영국 교육부에서 청소년 정신건강 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알렉스 조지 박사는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술을 2년 동안 끊은 결과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조지 박사는 4년 전 가족을 잃은 뒤 술에 의존하며 살다가 2년 전 끊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끊기 시작할 때 쉽게 잠이 들지 못했던 그는 이상한 꿈을 자주 꿨으며 잠을 자도 피로감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8주 후 이 같은 수면 장애는 사라졌고, 오히려 잠을 푹 잘 수 있게 됐습니다.

조지 박사는 "술을 끊겠다는 결정이 내 삶에 긍정적인 도미노 효과를 가져왔다"고 전했습니다.

가디언은 조지 박사의 사례가 '수면을 위해 술을 섭취한다'는 일부 사람들이 가진 잘못된 인식을 반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숙면을 취하기 위해 거쳐야 할 수면의 단계를 술이 방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러셀 포스터 옥스포드대 교수도 "일부 사람들은 숙면을 위해 술을 마신다고 하지만, 진정 작용과 수면은 다르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수면 직전 마신 술은 수면 시간 초기에 비렘수면(깊은 잠을 자는 단계) 시간을 늘려, 빠르게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수면의 마지막 단계인 렘수면 시간이 줄면서 오히려 잠에서 쉽게 깨게 된다는 것입니다.

포스터 교수는 기억력 강화, 감정 조절, 호르몬 조절 등의 기능을 하는 렘수면의 부족은 건망증과 집중력 저하 등 인지기능의 문제를 초래하고 스트레스도 쌓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알코올은 상기도 근육을 이완시켜 수면 중 기도 폐쇄로 인한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단기적 여향이 장기간 이어지면 불면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포스터 교수는 자기 전 마시는 술이 장기간에 걸쳐 수면 단계의 진행을 방해한데다 알코올이 가져다주는 진정 효과에도 내성이 생겨 회복되는 데에도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자기 전에 와인 한 잔을 마시면 수면의 질이 약 10% 낮아질 수 있지만, 취기를 느끼기 시작했다면 수면의 질은 40%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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