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경영자 앞다투어 우호적 관계 구축 노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을 방문합니다.
현지 시각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쿡 CEO는 이날 밤 트럼프 당선인을 만날 예정입니다. 이 둘은 앞서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미국 재계에서는 대관 전담 임원이나 로비스트를 통해 백악관과 소통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쿡 CEO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고 식사도 함께했습니다. 이를 두고 2019년 트럼프 당선인은 "그래서 그가 정말 대단한 경영인이라는 것"이라며 "남들이 통화를 안 할 때 그는 전화를 걸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애플이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적 지원을 받은 것도 이 같은 쿡 CEO의 노력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지난 2019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일률적으로 10% 관세 부과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이폰을 제외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서 조립해 수입하는 아이폰에도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었습니다.
그러나 쿡 CEO는 직접 트럼프 당선인에게 관세가 미국 내 아이폰 소비자 가격 인상을 부를 것이라면서 '삼성 같은 외국 경쟁사에만 유리할 것'이라는 논리로 설득했습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대상에서 아이폰을 포함한 전자제품을 제외했고, 관세도 강도를 낮췄습니다.
한편 쿡 CEO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도 트럼프 당선인에게 유럽연합(EU)이 애플에 거액의 과징금을 물리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유럽이 미국 기업을 착취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쿡 CEO의 마러라고 자택 방문에서 과징금 관련 논의가 나올 전망입니다.
최근 미국 빅테크 경영자들은 앞다퉈 트럼프 당선인과 우호적인 관계 구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각각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기부한 바 있습니다.
[지선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sw99033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