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 후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수고했다. 자네 덕분에 빨리 끝났구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제(12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조 청장은 최근 경찰 특별수사단 조사에서 "윤대통령에게 '이렇게 끝나게 돼 죄송하다'고 하자 윤대통령이 이같이 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계엄 발표 이후 윤 대통령은 조 청장에게 6번 전화를 걸어 "포고령도 발표됐으니 국회의원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조 청장은 이러한 지시를 일선에 하달하지 않았다고 경찰 조사에서 주장했다고 합니다.
조 청장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수사관 100명을 지원해줄 것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15명의 위치추적 요청을 받았지만, 휘하 간부에게 "절대 협조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엄 발표 2시간 전인 저녁 7시 20분쯤 윤 대통령 호출로 이뤄진 '안가 회동'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이후 계획이 적힌 A4 용지 1장을 보여주면서 5분간 일방적으로 지시했다고 합니다.
2200(밤 10시)에 계엄령을 발령하고, 2300(밤 11시)에 국회를 장악하는 등의 계획이 시간 순서대로 적혀있었습니다.
조 청장은 함께 배석한 김봉식 서울경찰청장과 안가를 나오면서 "이게 실제인 게 맞느냐. 우리 갖고 시험하는 것인가"라고 대화했다고 합니다.
이후 공관으로 가서 배우자에게 "말도 안 된다. 이게 국무회의에서 통과될 리 없다"며 지시 사항이 담긴 A4 용지를 찢었다고 조 청장은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청장은 계엄사태 이후 경찰청장 사직 의사도 밝혔다고 합니다.
한편 경찰에 긴급체포돼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인치된 상태인 조 청장은 오늘(13일) 열리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