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후보…'대한체육회장' 8명 출마 선언

선거 과열 이유로 체육회 변화 열망 반영
이기흥 회장 3선 도전에 나머지 7명 '반이기흥 연대' 가능성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가 총 8명이 된 가운데 역대 가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안상수(78) 전 인천시장은 오는 1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회장 후보로 공식 출마를 선언한다고 오늘(11일) 밝혔습니다.

안 후보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유치 노하우와 인적 자원을 통해 2036 서울 올림픽 유치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이기흥 회장의 3선 연임을 막고 체육 행정의 정상화와 잘 사는 체육인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또 김용주(63)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도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스포츠산업화 시대의 흐름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출마하게 됐다"면서 "체육청 신설에 나서는 등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14일 열리는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거나 출마 의지를 공식화한 후보는 총 8명에 이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한 이기흥(69) 현 회장이 3선을 노리는 가운데 강신욱(68) 단국대 명예교수, 유승민(42) 전 대한탁구협회장, 박창범(55) 전 대한우슈협회장, 오주영(39)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태선(75) 전 서울시체육회장이 이미 출사표를 밝혔습니다.

오는 24, 25일 체육회장 후보자 등록 일정을 앞두고 현재까지 8대 1로 역대 최대 경쟁률입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 역대 가장 많은 후보가 출마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체육회 변화 열망이 강하다는 게 다자 구도의 첫 번째 이유입니다.

이기흥 회장이 재임 8년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대한체육회가 고립된 국면인 데다 국민적인 변화 요구에 체육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겁니다.

30대의 오주영 후보와 40대의 유승민 후보 등 경기단체장 출신의 '젊은 피'들이 출사표를 던진 건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유승민 후보는 "체육회가 시대의 변화 흐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체육인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은 더욱 높아진 것 같다. 변화와 개혁을 통해 체육계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문체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한 이기흥 회장의 '사법 리스크'도 후보들이 난립하는 배경이 됐습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의 조사에서 이 회장은 직원 채용 비리 및 금품 수수 등 비위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됐습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배당돼 수사 절차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또 진천선수촌 시설 관리업체 선정 과정의 입찰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 회장의 핵심 측근 2명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고, 이 사건은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가 수사 중입니다.

검찰이 진천선수촌을 압수수색 한 데 이어 참고인 조사까지 마쳤기 때문에 이 회장이 두 사건에 연루된 것이 드러날 경우 업무 방해 등 혐의로 형사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이 회장이 출마를 포기하거나 후보자 등록을 하고도 완주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출마 회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이 후보 등록으로 3선 도전을 공식화하면 나머지 7명의 후보가 '반이기흥 연대'를 통한 단일화 논의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큽니다.

앞서 박창범 후보가 이 회장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을 벌일 때 강신욱, 강태선, 안상수, 유승민 후보가 차례로 단식 현장을 방문해 자연스럽게 '반이기흥 연대'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체육회장 선거에 역대 최다인 8명이 출마 의지를 보인 가운데 오는 24, 25일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되면 '스포츠 대통령'이 되려는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