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얼굴 공개한 707특임단장, 지시 폭로..."의원 150명 넘으면 안 된다"
입력 2024-12-09 09:45  | 수정 2024-12-09 11:15
제707특수임무단장 김현태 대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됐던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707특수임무단의 김현태(대령) 단장이 "707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이용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단장은 오늘(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국방부 청사 건너편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본래 신원이 기밀에 해당하는 그는 마스크나 선글라스 없이 나와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명찰을 달고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김 단장은 국회 봉쇄와 관련된 지시에 대해 구체적으로 증언하며, 의사당 진입 및 봉쇄, 실탄 준비, 의원 150명 제한 등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국회의사당과 국회의원회관 등 2개 건물 봉쇄 지시를 받았고, 의사당에 진입한 뒤 안에서 문을 틀어막는 식으로 봉쇄하려고 창문을 깨라는 지시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단장은 "1∼2분 간격으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한테서) 전화가 왔고,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고 한다.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뉘앙스였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을 우려했던 것 같다"며 "(사령관이) '의원이 늘고 있다, 150명 넘으면 안 된다, 진입이 되느냐'고 물으셔서 저는 '진입이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지시에 대해선 "사령관이 말했고, 김용현 전 장관이 지시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단장은 "처음부터 '북한'이라는 말은 없었다"며 "빨리 가서 국회를 봉쇄하고 확보하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탄 준비에 대해서는 헬기 1대에 탑승하는 8명의 실탄을 통합 보관했으며 분량은 개인별로 5.56㎜ 10발, 9㎜ 10발이었고, 나무 상자에 공포탄과 연습용 수류탄을 실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여의도 인근 노들섬에서 헬기를 전개하는 훈련을 4~5월경 처음으로 실시했으며, 사령관이 북한의 서울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계엄 당일 이를 전제로 훈련을 제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김 단장은 이날 준비해온 회견문에서 "저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휘관이다. 부대원들을 사지로 몰았다"며 "부대원들은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무능한 지휘관의 지시를 따른 죄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어떠한 법적인 책임이 따르더라도 모두 제가 책임지겠다"며 "민주주의 법치주의 국가의 군인으로서 잘못에 대한 모든 책임을 다하고 스스로 죄를 물어 사랑하는 군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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