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못해 보기 싫어"…선원 살해 후 시신 유기한 선장, 처벌은?

징역 28년 선고…공범에 징역 3년
재판부 "습관적 폭력 행사…피해자 시신도 못 찾아"

오랜 기간 선원을 상대로 폭행과 가혹 행위를 일삼은 것도 모자라 살해해 바다에 시신을 유기한 선장이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1부(이지혜 부장판사)는 선원을 살해 후 유기한 혐의(살인·시체유기)로 선장 A(45) 씨에 대해 징역 28년을 선고했다고 오늘(5일) 밝혔습니다.

선원을 폭행하고 시신 유기 범행을 도운 조리장 B(48) 씨에게는 징역 3년이 선고됐습니다.

A 씨는 지난 3~4월 출항 후 2개월간 배에서 선원 C 씨를 도구 등으로 구타하고, 선실 밖에서 자게 하거나 밥을 주지 않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다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C 씨는 제대로 먹지도 못한 상태로 지난 4월 30일 가혹행위로 인한 의식 소실 상태에 빠졌는데, A 씨는 다른 선원들을 시켜 C 씨의 옷을 벗겨 청소용 호스로 바닷물을 끼얹게 했습니다.

물에 젖은 C 씨는 조타실에 옮겨진 지 15분여 만에 저체온 증상 등을 보이며 사망했습니다.

이후 A 씨와 B 씨는 C 씨 시신을 그물에 감고 무거운 쇠뭉치를 매달아 바다에 유기했습니다.

A 씨 등은 C 씨가 일을 못 한다거나 단지 보기 싫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을 제대로 못 한다고 상습적으로 무차별 구타했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상황에서 선실이 아닌 갑판에서 자게 했습니다.

갑판에서 잠을 자다 추위를 견디지 못해 선실로 들어온 C 씨를 다시 쫓아내며 폭행했고, 폭행 사실이 드러날까 봐 상처가 다 아물면 하선시킬 계획도 세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B 씨는 상습폭행과 살인 방조 혐의로도 기소됐으나 해당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습관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해수를 쏘는 등 가혹행위를 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 사망했음이 인정된다"며 "이들이 유기한 피해자 시신을 찾지 못한 점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