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빠 도와줘"…여자인 척 구걸한 전 육군 하사 집행유예
입력 2024-12-02 16:56  | 수정 2024-12-02 17:00
대전지방법원 법정/사진=대전지방법원 법정 전경

채팅 앱에서 10대 여성 행세를 하며 돈을 구걸한 전 육군 하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 10단독 김태현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23)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A 씨는 다수의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허위 사진과 친누나의 이름을 사용한 인적 사항 등을 올려놓고는 2021년 4월 14일부터 지난해 11월 24일까지 불특정 다수의 남성으로부터 모두 282회에 걸쳐 4천600여만 원을 입금받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자신을 인천에 살고 있는 18세 여성이라고 소개하며 채팅으로 만난 피해자들에게 동정심과 환심을 산 뒤, 친누나와 본인의 은행 계좌로 현금 이체를 요구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세 들어 사는 집주인에게 성폭행당했다", "혼자 살고 있는데 밥을 굶고 있다", "성범죄 피해를 봐서 당장 일을 쉬고 있다", "고아라서 남동생과 어렵게 살고 있다" 등의 거짓말을 했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1만∼2만 원가량의 소액을 보내줬지만, 일부는 50만∼90만 원 정도의 금액을 한 번에 이체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반복적으로 같은 범행을 되풀이해 범행 기간이 길고, 피해액의 합계 금액도 상당하다"며 "다만, 이 사건 전까지는 범죄 전력이 없고 일부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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