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조은이 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미술계 블루칩' 전속작가 성연화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성연화 작가의 통산 9번째 개인전으로 'Identity, 정체성'을 주제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의 흐름, 그 안에서의 '찰나'의 감정을 절제와 비움의 미학으로 그려냈습니다.
'붓질의 즉흥성과 집중력'이 두드러지는데 작가의 대표작 Identity(정체성)을 비롯해 따뜻한 브라운 톤의 Serenity세레니티(평온), 그리고 그간 많은 사랑은 받아온 Flow플로우(흐름)등 3가지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소품부터 120호의 대형 작품, 설치 작품에 이르기까지 총 25점의 신작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며, 성연화만의 독창적인 미감과 깊이 있는 정서를 선보입니다.
작가는 "오래된 것에 따스함이 있다"라며 한지와 안료를 주된 재료로 사용해 전통적 기법과 독창적 과정을 결합해 작품을 완성합니다. 거친 수제 한지를 돌로 문질러 질감을 만들고, 인센스를 이용해 한지를 태워 조각낸 뒤 캔버스에 붙인다. 이후 전통 채색 기법인 '중색'으로 안료를 쌓고, 아크릴 물감과 파라핀 코팅으로 마무리해 동양화에서 보기 드문 강한 마티에르를 만들어냅니다.
작업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서예 붓을 사용해 갈필 기법으로 한지 위 가늘고 긴 추상적 선을 한 번에 그려내는데, 자유로운 선과 수직, 수평으로 정돈된 화면은 조화를 이루며 조형적 긴장감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합니다.
작품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선은 작가가 이야기하는 '정체성' 구현의 화룡점정입니다.
정종효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지난 작업들이 한옥 처마 끝에서 똑똑 떨어져 튀는 물방울이었다면, 이번 작업들은 비 온 뒤 먼발치에서 내려다본 한옥과 자연을 잔잔하게 뒤덮은 안갯속 기와집과도 같다. 과거의 시간에서 현재를 담아내는 것이고, 시간을 되돌려 그 시간을 오늘에 몰아넣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작업에서 나타나는 정체성이자 작가로서의 정체성임이 분명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