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방영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글 잇따라 올라와
제작진 사과…"조롱하려는 의도 없었지만 노력 부족했다"
"이거 산이죠? 뫼 산? 잘했어요. 엿 제대로 먹여줬네요."제작진 사과…"조롱하려는 의도 없었지만 노력 부족했다"
배우 유연석과 채수빈이 주연을 맡은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이 수어 희화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극 중 앵커가 수어 통역사에게 농담을 던지는 장면이 나왔는데,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 수어를 조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겁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11월 22일 방영된 드라마 1회 초반에 나옵니다.
수어 통역사 홍희주(채수빈)가 산사태 뉴스를 전달하던 중 '산' 수어가 반복 송출되는 방송 사고가 나왔는데, 극 중 앵커인 나유리(정규리)가 이를 손가락 욕으로 묘사하며 웃는 장면입니다.
나유리는 "이거 산이죠? 잘했어요. 엿 제대로 먹여줬네요"라고 말하며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린 채 흔들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해당 회차가 나간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청각장애인 수어 통역을 조롱했다'는 취지의 항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중앙대학교 수어동아리 '손끝사이'도 논평을 통해 "또 한국 수어가 청인(聽人)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면서 "이는 무례를 넘어 차별과 조롱"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드라마 제작진들은 "수어를 부적절하게 다뤄 농인들과 한국 수어를 희화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사과했습니다.
제작진들은 사과문을 통해 "드라마는 사람들 간의 소통을 중요한 테마로 삼아 기획한 작품으로, 농인들의 소중한 소통 도구인 수어를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도 "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농인들과 한국 수어가 겪어온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작품을 완성하면서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