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지연…서울 집값↑, 지방 3년째 하락세 영향
강남구(23.1%)·서초구(21.8%)·송파구(26.0%) 등 강남 3구도 감소
올해 타지역 등 지방 거주자가 서울 아파트에 원정 투자하는 비중이 작년 대비 감소했습니다.강남구(23.1%)·서초구(21.8%)·송파구(26.0%) 등 강남 3구도 감소
오늘(2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누적)까지 서울 거주자 외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전체의 22.7%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24.6%에 비해 약 2%포인트가량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1∼10월 동기간(24.9%)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입니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2018년 처음 20%를 넘은 뒤 지난해 24.6%로 2006년 1월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2021∼2022년 집값 하락 후 상대적 안전 자산인 서울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린 데다 '똘똘한 한 채' 열풍이 불며 서울 요지의 단지를 중심으로 유입이 많아진 겁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된 가운데,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늘며 가격 부담이 커지자 외지인의 투자도 주춤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강남구(23.1%)와 서초구(21.8%), 송파구(26.0%) 등 강남 3구는 일제히 작년(23.6%, 23.4%, 29.2%)보다 비중이 감소했고, 마포구(25.4%)도 역대 최대였던 작년(30.6%)보다 비중이 축소됐습니다.
중저가 단지가 몰린 노원구(20.4%)·도봉구(15.8%), 강북구(16.4%) 등도 외지인 매입 비중이 작년(각 21.2%, 20.4%, 36.0%)보다 줄었습니다.
다만 재개발 등 정비사업 호재로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한 성동구는 외지인 매입 비중이 지난해(23.9%)보다 높은 25.5%로 올라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성수동 일대 아파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자료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성동구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9%로, 서울 평균(4.31%)의 2배를 웃돌았습니다.
서울 거주자의 지방 등 타지역 아파트 매수 비중은 올해 10월까지 5.3%를 차지해 작년(5.2%) 수준을 유지했는데, 작년 동기간(1∼10월)의 비중도 5.3%로 올해와 같습니다.
금리 인하가 늦어지면서 공급 과잉, 수요 감소로 아파트값이 3년 연속 하락 중인 지방에 투자할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서울 거주자의 원정 투자는 아파트값이 급등한 2021년 8.9%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2022년부터 지방 아파트값이 약세로 돌아서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10월까지 4.31% 올랐으나 지방과 5대 광역시는 각각 1.34%, 2.10% 하락했습니다.
정비사업 선도지구 선정 호재로 관심을 끌었던 1기 신도시는 올해 서울 거주자의 매입 비중이 엇갈렸습니다.
분당의 경우 신도시 정비사업 추진 계획이 대선 공약으로 발표된 2022년 18.6%로 2011년(19.3%) 이후 1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13.1%, 올해는 10월까지 12.9%로 감소 추세입니다.
분당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시세가 선도지구 지정 경쟁에 17억∼18억 원으로 서울 비강남 인기단지 수준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서울 사람들의 매수세가 주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고양시도 지난해 서울 거주자의 매입 비중이 19.5%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18.9%로 줄었습니다.
선도지구 경쟁을 벌인 일산동구는 지난해 15.0%에서 올해 13.2%로 줄어든 반면, 일산서구는 14.3%에서 15.3%로 비중이 커졌습니다.
평촌신도시가 있는 안양시 동안구는 지난해 서울 거주자의 매입 비중이 12.0%였으나 올해는 14.6%로 늘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