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대만 총통 하와이 경유'에 항의…"미국 엄중 규탄"
입력 2024-12-01 15:33  | 수정 2024-12-01 15:44
미국 하와이 도착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 / 사진=연합뉴스
태평양 도서국 순방 계기로 하와이·괌 방문한 라이칭더 총통
중국, "미국이 라이칭더 '경유' 안배해"…'미 무기판매'도 반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취임 이후 첫 해외 순방을 계기로 미국 하와이에 발을 들인 가운데, 중국 외교부가 미국에 항의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1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중국은 어떠한 형식으로든 미국과 대만의 공식 교류에 단호히 반대하고, 대만 당국 지도자가 어떤 명목·이유로든 미국을 쏘다니는 것(竄美)에 단호히 반대하며, 미국이 어떤 형식으로든 '대만 독립' 분열 분자 및 그 분열 행동을 지지·종용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이어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이 라이칭더의 '경유'를 안배해 준 것을 엄중히 규탄하고,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출('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의미하는 중국식 표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자 중미 관계에서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중국은 사태의 발전(변화)을 면밀히 주목하면서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라이 총통의 해외 순방을 하루 앞두고 F-16 전투기와 레이더에 필요한 예비 부품 3억 8,500만 달러(약 5,377억 원)어치를 대만에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한 것에도 반발했습니다.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별도로 게시한 입장문에서 "중국 대만 지역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공동성명, 특히 '8·17 공동성명'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중국은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하고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출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5월 취임한 라이 총통은 현지시간으로 30일 태평양 도서국인 마셜제도·투발루·팔라우를 방문하는 6박7일 간의 '번영하는 남쪽 섬, 지혜의 영속'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그는 하와이에 도착해 이틀 밤을 보낸 뒤 마셜제도·투발루를 거쳐 미국령 괌에서 다시 하루 체류하고, 팔라우를 거쳐 6일 대만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하나의 중국'을 주창하는 중국의 압박 속에 외교 무대가 극히 제한된 대만은 총통의 미국 경유를 미국과의 관계를 직접 다질 수 있는 계기로 삼아왔고, 중국은 그때마다 무력시위를 펼치며 반발했습니다. 지난해 4월 차이잉원 당시 총통이 중앙아메리카 수교국 방문을 계기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경유하면서 케빈 매카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과 회동하자 중국군이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선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이 라이 총통의 이번 순방을 문제 삼아 또다시 대만을 겨냥한 군사 훈련을 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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