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차량 7대 뺑소니 운전자…검찰,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

대전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량 7대를 들이받고 달아난 운전자에 대해 검찰이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전지방검찰청은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운전자 A(50대·여) 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오늘(29일) 밝혔습니다. 동승자였던 B(50대·남) 씨도 범인 도피 방조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는 지난 5월 1일 오전 2시쯤 서구 정림동 일대에서 700ｍ를 운전해 아파트 야외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7대를 들이받은 뒤 동승자인 B 씨와 도주한 혐의를 받습니다.

사고 발생 38시간 만인 다음 날 오후 4시쯤 경찰에 출석한 이들은 처음에는 음주 사실을 부인했고, 당시 이들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2차 장소로 들린 치킨집에서 A 씨가 맥주 500㏄ 2잔을 마시는 모습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를 증거로 확보했고, A 씨는 그제야 "맥주 2잔만 마셨다"고 시인했습니다.

A 씨는 그러나 줄곧 "법을 위반할 정도의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당시 최소 면허정지 수준의 음주 상태였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위드마크(Widmark) 추산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A 씨에게 음주운전 혐의까지 적용해 송치했으나, 검찰은 결국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은 추정치로, 확실한 음주 수치가 특정된 건 아니다"며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할 만큼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