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롯데카드 등 MBK파트너스 인수 회사들 '잡음' 계속…고려아연 "비철금속 세계 1위 타이틀 잃을 것"
입력 2024-11-28 16:31 
사진=연합뉴스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MBK)가 과거 인수한 롯데카드, 홈플러스 등에서 불거진 실적 악화와 고용 불안정 등 문제가 고려아연에서도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 롯데카드 본사 앞에서는 2주째 노조원들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영 악화와 매각 실패, 투자 축소 등으로 롯데카드 노조원들의 불만이 가득한 상황으로 전해집니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MBK에 인수된 이후, 임원 숫자와 임원 1인당 평균 급여는 20% 넘게 늘었지만,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업계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면서 임직원 간 처우문제로 인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영진이 실적 악화 책임을 외면한 채, 직원들에게만 그 짐을 떠안기려 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입니다.

앞서 MBK는 롯데카드 인수 3년 만인 지난 2022년, 첫 매각을 시도했지만 높은 몸값 탓에 입찰이 불발됐습니다.

이후 매각 시도가 계속되는 동안 롯데카드는 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서, 실적과 자산 건전성이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는 평가입니다.

올해 롯데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6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60억 원 대비 79.5% 감소했고, MBK 인수 이후 연체 채권비율도 올해 상반기 말 1.80%로 지난 2022년 6월 말 0.91%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악화한 경영 실적이 첨예한 노사 대립에 불을 지폈고, 이는 단기 수익을 최우선시하는 MBK의 경영 전략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 2015년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 역시, 롯데카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매각처를 찾지 못한 채 내부 잡음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홈플러스의 사례도 과거 MBK에 인수된 딜라이브와 네파, BHC 등 사례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최근 MBK가 '적대적 M&A'를 추진 중인 고려아연 역시 내부 임직원들의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빼앗게 될 경우 실적 악화를 넘어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역할마저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며, 어렵게 쌓아놓은 '비철금속 세계 1위' 타이틀을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인 이제중 부회장과 핵심 기술진들은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MBK가 경영권을 가져갈 경우 전원 퇴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연장현 기자 / tallyeo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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