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현지시간 26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의 무선 통신을 감청했다며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IU)이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음성파일에는 북한말로 동료에게 빨리 나오라고 지시하는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립니다.
한 남성이 암호명을 댄 뒤 "배를 타는데 나와갖고 저 앞쪽으로 나가고 있다"고 말하고, 이를 들은 다른 남성이 어딘가로 "빨리 나와라"라고 긴박한 목소리로 독촉하자 이 남성은 "알았다"고 답합니다.
감청된 통신에는 암호명을 비롯해 다른 대화는 판독이 쉽지 않지만 지시를 주고받는 북한말 대화는 분명히 들립니다.
국방정보국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의 새로운 대화를 감청했다"며 "북한군이 무전기로 다른 군인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국방정보국은 이 대화 내용이 언제 감청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미 당국은 북한군 1만1천 명가량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됐으며 현재 쿠르스크에 있는 것으로 파악합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도 지난 20일 북한군 병사들이 현지 공수여단과 해병대에 배속돼 일부는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국정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구체적인 첩보가 있어 면밀히 파악 중이라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 파병 등 영향으로 수적으로 열세에 몰리며 전황은 러시아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러시아 독립 탐사 전문매체 에이전트스트보는 이날 러시아군이 2022년 2월 개전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진격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한 주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약 235㎢를 점령했으며, 이는 올해 들어 주간 기준으론 최고 기록입니다.
러시아군이 이달 들어 점령했다는 우크라이나 영토 600㎢는 서울과 비슷한 면적입니다. 러시아군은 영토 확장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주요 인프라를 겨냥한 공습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