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4조 원 '저주받은 에메랄드' 23년 만에 고향 브라질행
입력 2024-11-23 14:08  | 수정 2024-11-23 14:30
무게 836파운드(약 380㎏)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에메랄드 원석/출처=The Washington Post 캡처
380㎏ 세계 최대 '바이아 에메랄드'…미국 밀반입 이후 소유권 분쟁
브라질 정부 "국가적 보물"…미국 법원, 몰수 신청 수용


무게 836파운드(약 380㎏)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에메랄드 원석이 출토 23년 만에 고향 브라질로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현지시간 22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레지 월턴 판사는 전날 미국 법무부의 '바이아 에메랄드'(Bahia Emerald) 몰수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에메랄드 보유자 측이 브라질 정부와 협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월턴 판사는 "에메랄드의 반환을 막기에는 부족한 주장"이라며 "법원은 브라질 법원의 몰수 판결을 집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01년 브라질에서 출토된 바이아 에메랄드는 9개의 개별 결정으로 이뤄진 원석으로, 현재 가치는 10억 달러(1조 4,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출토 직후 미국으로 밀수출된 바이아 에메랄드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그동안 갖가지 사고와 법적 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저주받은 에메랄드'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지난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된 소송에서 130만 달러를 지불한 사업가 키트 모리슨의 컨소시엄에 바이아 에메랄드의 소유권이 인정됐지만, 해당 소송이 끝나자마자 브라질 정부는 바이아 에메랄드가 국가적 보물이라며 박물관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브라질 법원이 몰수를 결정했고, 브라질 정부는 미국에 사법공조에 따른 몰수 집행을 요청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브라질 정부의 의견에 동의해 집행에 나서자 모리슨 측이 맞서면서 다시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어진 소송의 핵심 쟁점은 바이아 에메랄드가 브라질에서 반출된 과정이 불법적이었다는 브라질 정부의 주장의 타당성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앞서 에메랄드를 반출한 광부들이 세관 서류 조작 등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브라질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모리슨은 "투자자로서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통제할 수 없는 일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명쾌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만약 불복 절차를 밟는다면 바이아 에메랄드의 여정은 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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