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출 갚느라 월급 다 써요"…주택 구입에 묶인 가계 자금
입력 2024-11-22 19:02  | 수정 2024-11-22 19:44
【 앵커멘트 】
기준금리는 내려갈 것이라고 하는데, 내 대출 이자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집 사느라 무리하게 받은 대출금과 이자를 갚고 나면 쓸 돈이 없어, 가뜩이나 어려운 내수는 갈수록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서영 기자입니다.


【 기자 】
두 딸을 둔 40대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대출을 받아 수도권에 30평대 아파트를 샀습니다.

총 대출금은 6억.

원금 상환과 이자로만 매달 315만 원이 나갑니다.

아내까지 다시 일을 시작해 월 900만 원 정도 소득이 생기지만, 3분의 1은 고스란히 은행으로 들어갑니다.


아이들 학원비와 식료품비 등 필수 지출을 하고 나면, 외식하는 것조차 부담스럽습니다.

▶ 인터뷰 : A씨
- "지금 (월 소득의) 한 35% 정도 나가고 있습니다. 진짜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어마어마하게 커지다 보니까 투잡을 뛰어야 하나…."

수도권 내 집 마련을 위한 30~40대들의 영끌 대출이 늘면서 가계부채는 어느새 2천조 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강서영 / 기자
- "올해 3분기 가계빚 규모는 지난 분기보다 18조 원 더 커진 1,913조 8천억 원으로 나타나 역대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반면, 대출을 제하고 쓸 수 있는 가구당 가처분 소득은 지난 2분기 기준 월 396만 원으로, 전분기보다 10만 원 가까이 줄었습니다.

빚은 늘고, 소득은 줄면서 자연스레 씀씀이도 줄어 나라 전체에도 돈이 제대로 돌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석병훈 /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기업의 투자에도 필요한 이 자금이 오히려 부동산 시장으로만 몰리게 되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훼손할 수 있는…."

기준금리를 내려도, 금융당국의 가계빚 관리 때문에 대출금리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영끌 대출자들의 곡소리는 더 깊어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강서영입니다.
[kang.seoyoung@mbn.co.kr]

영상취재 : 현기혁VJ
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고현경·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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