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피해 신고 30명 넘어…대구서 6명 추가 파악
주로 남성 의원 노려…"선거 국면서 악용할 수 있어"
최근 지방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한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대구지역 기초의원들에 대한 피해가 추가로 확인됐습니다.주로 남성 의원 노려…"선거 국면서 악용할 수 있어"
오늘(18일) 대구지역 구·군의회 등에 따르면,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 관련 협박 이메일을 받은 기초의원 6명이 추가로 파악돼 피해자는 모두 10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들은 이달 초부터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 협박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이메일에는 피해자 얼굴이 합성된 남성이 여성을 껴안고 있는 사진들과 함께 '당장 연락하라'는 협박성 문구가 담겼습니다.
당초 20∼30대 기초의원을 대상으로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피해자 중에는 50대 기초의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소속 정당과 무관하게 협박 이메일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구경찰청은 현재까지 이들 중 피해를 신고한 기초의원은 3명으로, 모두 남성이라고 밝혔습니다.
암호화 화폐 요구 메일. / 사진=인천 서구의회 이영철 의원 제공
앞서 이달부터 서울, 인천, 부산, 광주, 대구 등의 기초의원 소속 30여 명이 딥페이크 협박 메일을 받고 경찰에 신고하며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등 각 지방청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전부 남성 의원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주요 연령대는 20∼40대입니다.
딥페이크 협박은 주로 메일을 통해 이뤄졌으며, 인터넷에 올라온 의원 얼굴 사진을 합성한 나체의 남성이 여성과 누워있는 사진이 담긴 경우가 많았습니다.
발신자는 불법 합성물을 삭제해 주는 대가로 5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요구하며 QR코드를 보내 접속하도록 유도했습니다.
범인들이 남성 지방의원을 노린 것은 의도성이 짙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음란물이 젊은 층에서 많이 소비되다 보니 젊은 의원을 타깃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일부러 잃을 게 많은 정치인을 타깃으로 삼은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일단 기초의회 의원을 상대로 범행 수법을 테스트해본 뒤 향후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를 상대로 타깃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합성 기술을 정교화해 향후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서 '딥페이크 공작'에 나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상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초기에는 합성물이 어색한 부분도 보였지만, 이제는 진짜와 가짜가 잘 구별되지 않아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딥페이크 처벌 강화, 워터마크 표시 의무화 등 대책과 별개로 합성물 유통 경로인 플랫폼들이 자발적 차단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