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주 "이재명 리더십 더 견고"…물밑에선 '비명계 3김'에 눈길
입력 2024-11-17 17:29  | 수정 2024-11-17 17:30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정치 현안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사법리스크 현실화 우려에 김동연·김부겸·김경수 행보 관심
야당 '단일대오' 분위기…"당분간 운신 폭 크지 않다" 전망 무게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으며 대권 가도에 비상이 걸리자 비명(비이재명)계 잠룡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오히려 이번 재판으로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 밝혔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기 시작한 만큼 민주당이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보고 물밑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입니다.

가장 주목받는 인사들은 이른바 '비명계 신(新) 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입니다.

3김 중 정치 행보가 제일 두드러지는 인물은 현직인 김동연 지사입니다. 그는 지난 총선 이후 도정자문위원장에 전해철 전 의원을 위촉하는 등 낙선·낙천한 비명·친문(친문재인)계를 경기도에 두루 영입했습니다. 이달 초엔 독일 출장 중 현지에 유학 중인 김경수 전 지사와 회동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독일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당초 다음 달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정권 교체 이후의 한미 관계와 동북아 안보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한 달가량 더 머무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지사는 내년 1월 말에서 2월 안팎에 귀국해 정치 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부겸 전 총리는 미국과 캐나다를 3주 일정으로 방문, 정책 전문가들을 만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집권 후의 한국 경제 및 정세와 관련한 의견을 두루 경청하고 전날 귀국했습니다. 김 전 총리 측 인사는 "그간 해오던 대로 메시지도 내고 강연도 할 계획이지만, 이 대표의 과도한 양형으로 당이 혼란한 상황도 고려해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6월 14일 인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국에서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비명계 모임을 고리로 한 잠룡들의 '공동 행보' 내지 세력화 전망도 제기됩니다. 비명계 낙선자 중심 원외 모임 '초일회'는 잠룡들을 월례 모임에 차례로 초청해 강연을 개최합니다. 우선 다음 달 1일 김부겸 전 총리를 초청해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관계 및 국제 정세 전망'을 주제로 특강을 듣기로 했습니다.

이밖에 초일회 일원인 박용진 전 의원은 내년 초 유튜브 방송 및 전·현직 기초·광역의원 및 청년 정치인들과 '정치와 미래' 포럼 발족 등을 통해 정치 활동을 재개합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경쟁한 김두관 전 의원이나 오랜 기간 당의 주류로 활동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의 움직임도 관심거리입니다.

하지만 당장은 비명계 주자들의 운신 폭이 크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판결을 '야당 탄압용 정치 판결'로 규정, 대여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며 '단일대오'를 형성했기 때문입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이 위기 상황이라는 점, 이 대표 양형이 너무 과도하다는 점에 계파를 막론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이 시점에 개인적인 정치 행보를 보일 경우 정치적 이익만 좇는다는 역풍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지난 총선을 거치며 원내에 비명계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움직임이 힘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비명계 주자들이 '구심점'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다는 게 민주당 내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3일(현지시간) 미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소장 신기욱)에서 '한국의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주제로 특별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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