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없는 처방·음모론 운운…전문가, 공중보건 위협할라 경악
공중보건과 관련해 각종 음모론을 펼쳐 온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트럼프 2기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되면서 그의 문제적 발언들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케네디 주니어가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케네디의 10가지 음모론과 거짓 주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간 의료계를 경악시킨 케네디 주니어의 음모론을 나열하고, 진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실었습니다. 이 중에서 크게 논란이 됐던 주장 다섯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WP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을 맞으면 그날 밤 103도의 열이 나고, 잠에 들고, 3개월 후에는 뇌가 사라진다"라면서 자폐증이 백신에서 비롯된다는 주장을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미국 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는 2004년 보고서에서 자폐증과 백신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결론지었고, 권위 있는 의학저널에 발표된 수십 건의 논문도 홍역·풍진·볼거리(MMR) 백신이 아동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개념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두 번째. 케네디 주니어는 생유(生乳)와 줄기세포 등 논란이 지속 중이거나 효과가 없다고 입증된 치료법을 홍보합니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CDC는 살모넬라균과 대장균, 리스테리아균과 같은 위험한 세균이 있을 수 있는 생유를 먹지 말라고 강하게 권고합니다. 줄기세포 역시 미래의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입증된 치료법이 많지 않은 상태라 지양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케네디 주니어는 물에 든 화학물질이 어린이의 성 정체성을 변화시키고 있다고도 거듭해 주장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과거와 달리 성적 혼란을 많이 겪는데 이것이 내분비 교란 물질의 영향이라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케케묵은 음모론이라 일축합니다. 웨인주립대 교수인 데이비드 고르스키는 "그 주장은 호르몬이 우리 아이들을 게이나 성전환자로 만들 것이라는 두려움에 기댄 것으로, 아주 오래된 음모론"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네 번째. 케네디 주니어는 동물용 구충제 이버멕틴과 말라리아약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했다면 코로나19 사망자가 적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두 약은 코로나19에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이미 나왔습니다. FDA는 이버멕틴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한 바 없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긴급 사용 허가를 냈지만 3개월도 지나지 않아 "효과가 없을 것 같다"며 허가를 철회한 바 있습니다.
다섯 번째. 케네디 주니어는 작년 7월 언론 인터뷰에서는 "코로나19는 백인과 흑인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가장 면역이 강한 사람은 아시케나지 유대인과 중국인"이라며 코로나19가 인종을 표적으로 퍼졌다고 말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난을 들었습니다.
그 밖에도 청년들이 저지른 대규모 총격 사건이 항우울제와 비디오게임으로 촉발됐다거나,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으로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등 주로 극우 인사들이 펼쳐온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운 경력이 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