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신뢰' 헤그세그, 성비위 의혹에 극우 문신 논란까지
입력 2024-11-16 10:20  | 수정 2024-11-16 10:27
사진=오른쪽 헤그세그 국방장관 지명자/ AP 연합뉴스 자료
7년 전 공화당 여성당원 모임서 성폭력 신고·비공개 합의
헤그세그 측 "사실 아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초대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그(44) 폭스뉴스 진행자가 성 비위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현지시간 15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헤그세그는 지난 2017년 성폭력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WP는 당시 헤그세그가 공화당의 여성 당원 모임에서 연사 자격으로 무대에 올랐고, 행사 닷새 후 한 여성이 그를 신고했는데, 당사자와의 비공개 합의로 경찰은 헤그세그 조사 후 송치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고한 여성의 나이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한쪽 넓적다리에 찰과상을 입었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신고 내용 역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헤그세스에 대해선 국방부를 이끌만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도덕성 논란까지 제기됨에 따라 상원 인준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헤그세그 측은 성 비위 의혹을 극구 부인하고 있습니다.

헤그세그의 변호인 팀 팰러토어는 "당시 경찰이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이 난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신고 여성과 비공개 합의를 한 것은 헤그세그의 요청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는 "숨기고 있는 잘못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세 번 결혼한 헤그세그는 첫 번째 부인에게는 불륜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당했으며, 두 번째 결혼 기간에는 혼외자를 얻은 뒤 부인에게 이혼 소송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헤그세그에 대한 신뢰감을 보였습니다.

백악관 공보국장에 내정된 스티븐 청 대선 캠프 대변인은 "헤그세그는 자신에 대한 모든 의혹을 일축하고 있고, 실제로 기소가 이뤄지지도 않았다"며 "헤그세그가 상원 인준을 통해 국방부에서 미국을 더 위대하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헤그세그의 극단주의적 신념을 드러내는 외모와 과거 언행이 재조명되면서 국방정책을 총괄하고 군을 이끌 지도자가 되기에 적절한지 의구심이 든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극단주의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헤그세스의 글과 온라인 활동은 그가 우파 기독교 문화와 정치적 극단주의, 폭력적 사상에 빠진 사람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습니다.

헤그세스는 2020년 저서 '미국 십자군'(American Crusade)에서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방법으로 좌파들이 미국 애국자들을 사방에서 포위해 살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건국 아버지들과 국기와 자본주의를 죽이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LGBTQ+)와 여성의 권리, 인종의 정의를 옹호하는 좌파가 곳곳에 숨어 미국에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미국은 좌파의 재앙 아래 있다"고 썼습니다.

헤그세스가 몸에 새긴 문신이 기독교 극단주의 신념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그의 팔에는 '데우스 불트'(Deus Vult·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이 새겨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중세 십자군 전쟁을 시작할 때 사용된 구호입니다.

미국 AP 통신에 따르면 그의 문신은 군 복무 당시에도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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