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욕증시, '트럼프 랠리' 한풀 꺾이며 숨고르기…나스닥 0.26%↓
입력 2024-11-14 07:17  | 수정 2024-11-14 07:22
뉴욕증권거래소. / 사진=연합뉴스 자료
다우 0.11%·S&P500 0.02% 상승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보합권에서 혼조로 마감했습니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트럼프 체제에서 단기 과열이라는 인식과 기준금리 인하가 불확실하다는 우려 속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1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21포인트(0.11%) 오른 43,958.19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39포인트(0.02%) 오른 5,985.38,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0.67포인트(0.26%) 내린 19,230.73에 장을 마쳤습니다.

이날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큰 폭의 움직임 없이 좁게 움직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지난주 대선으로 '트럼프 랠리'가 촉발되면서 가파르게 올랐던 3대 주가지수는 전날부터 일부 조정을 받으며 방향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이날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이미 연준이 통화완화로 기조를 정한 상태에서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은 물가는 시장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했습니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CPI가 전월보다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로는 2.6% 올랐습니다.

전체 CPI에서 변동성이 큰 식음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로는 3.3% 올랐으며,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습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린지 로즈너 멀티업종 채권 투자 총괄은 "근원 CPI가 예상에 부합함에 따라 연준은 12월에도 금리인하 경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날 수치는 금리인하 속도가 당장 느려질 수 있다는 시장의 두려움을 식혔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글로벌 시장 전략 총괄은 "연준과 물가상승률에 대한 걱정은 그만해야 할 때"라며 "주식은 선거 이후 자동 조종 상태에 있었고 이날 발표된 수치는 추세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거대 기술기업 7곳(M7) 중에선 아마존이 2.48% 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엔비디아는 1.36% 하락하며 시총 1위 자리는 고수했습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1.5%대 하락률을 보였고 브로드컴도 1.5% 내렸습니다.

비트코인은 이날도 파죽지세로 상승하며 장 중 9만 3,000달러를 상향 돌파했지만, 가상화폐 관련주인 코인베이스는 이날 10% 급락했습니다. 단기 과열에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체제에서 반도체 무역이 관세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도 2% 급락하며 불안한 투자심리를 반영했습니다.

필라델피아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단 3종목만 상승했고 나머지 종목은 모두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AMD와 텍사스인스트루먼츠, Arm홀딩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은 3% 넘게 떨어졌으며 TSMC도 3% 가까이 밀렸습니다.

한편 미국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백악관과 연방 의회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석권하며 이른바 '레드 스윕'을 달성했습니다.

NBC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종 확인된 집계 결과, 공화당은 하원 전체 의석 435석 가운데 과반인 218석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습니다.

이로써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은 미국 권력 서열 3위 자리인 연방 하원 의장석은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 현 하원의장이 계속 지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또 법무부 장관에 강경 우파 성향의 맷 게이츠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을 지명했습니다.

트럼프는 앞서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에 지명했고 국가안보 보좌관에는 육군 특수전 부대 출신인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을 낙점했습니다. 두 사람도 모두 미국 플로리다주(州)를 기반으로 둔 친(親)트럼프 인사로 트럼프 내각에서 플로리다 진영의 약진이 눈에 띄는데, 플로리다는 트럼프의 호화 리조트 마러라고가 있는 곳입니다.

연준 인사들은 이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알베르토 무살렘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진전이 멈출 위험이 커졌다며 추가 금리인하를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도 "앞으로 더 많은 금리 인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통화정책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책 입안자들은 느린 속도로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지만,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와 기술, 커뮤니케이션서비스, 유틸리티는 하락했지만, 1% 이상 하락한 업종은 없었습니다. 상승 업종 중에선 임의소비재가 1.14% 오르며 유일하게 1%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2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은 82.3%까지 올라간 반면, 동결될 확률은 전날 마감 무렵의 41.3%에서 17.7%까지 낮아졌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69포인트(4.69%) 밀린 14.02를 기록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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