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령자 운전·빗길 운전 '이렇게' 위험합니다
입력 2024-11-12 16:00  | 수정 2024-11-12 16:05
한국교통안전공단 상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고령체험복 입고 운전하니 "생각대로 안되네"…빗길에선 '휘청'
교통안전공단 상주·화성에 체험센터 운영…27년 익산에도 문 열어

경북 상주시에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가 있습니다. 302,801㎡, 9만1천 평 규모로, 2009년 3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죠. 고속주행코스, 위험회피코스 등 13종의 체험교육시설에서 다양한 주행상황에 대한 체험과 교육을 받을 수 있고, 화물·버스 운수종사자격 취득과정과 개인택시면허 양수 교육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접 방문해 체험한 교육 중 먼저 눈에 띈 건 고령자 운전의 위험성이었습니다. 지금 상태로 운전해 빨간 불이 들어왔을 때 급제동했을 때와 고령자 체험복을 입고 운전하면서 급제동했을 때의 이동거리를 비교하는 것이었죠. 고령자 운전을 가정했을 때 빨간 불이 들어온 이후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결과는 모두 예견하듯 당연했는데, 눈에 띈 건 고령자 체험복이었습니다.

체험에 나선 한 기자가 20kg 가까이 되는 노인 체험복을 착용하고 노인 체험 안경, 이명 체험 헤드폰까지 끼자 행동이 눈에 띄게 둔해졌습니다. 안전을 우려해 노인 체험 안경은 벗었는데도 제동거리는 길어지고 좁은 구역에 진입했다가 돌아서 나오는데 계속해서 경계선을 침범하기 일쑤였습니다. 이래서 고령자 운전이 위험한 것이구나 바로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고령운전체험. 사진: 연합뉴스

다음은 빗길에서 회전하는 운전을 체험하는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시속 50km로 달리면서 바닥이 물로 젖은 구간을 회전해서 지나가는 순간 몸이 크게 휘청이며 차가 돌아갔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빗길에서는 무조건 감속하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이 절로 느껴지는 체험이었습니다.

상주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에는 다른 체험시설들도 많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다른 일정상 더 많은 체험을 경험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두가지 체험만으로도 고령자와 빗길 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상주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가 호평을 받자 한국교통안전공단은 2016년 경기 화성시에도 247,224㎡, 7.5만 평 부지에 212.9억 원을 들여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를 열었고 전북 익산시에도 2027년 12월에 문을 열 예정입니다. 최근 은퇴자가 늘며 버스·택시면허 양수 교육신청자가 몰리는 상황이지만, 상주센터의 직원은 22명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551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인 교통안전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신임 정용식 TS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의 멋진 활약을 기대합니다.
정용식 신임 한국교통안전공단(TS) 이사장.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 김경기 기자 goldgame@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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