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여객기, '무법천지' 아이티서 총탄 맞아…"승무원 1명 부상"
입력 2024-11-12 15:32  | 수정 2024-11-12 15:35
영상=엑스 @aviationbrk
갱단 활동 등 아이티 내 치안 불안 심화…임시 총리도 5개월 만에 해임
갱단 폭력 사태가 난무하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현지시각 11일 미국 여객기가 총탄을 맞아 이웃 국가로 항로를 긴급 변경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 일간 마이애미헤럴드와 방송 CNN 스페인어판은 이날 오전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에서 이륙한 스피리트항공 여객기가 목적지인 아이티 포르토프랭스로 접근하던 중 상공에서 총격을 받고 이웃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항로를 바꿔 산티아고 지역에 착륙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승객 중 다친 사람은 없고, 승무원 1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마이애미해럴드는 전했습니다.

착륙 직후 촬영된 영상과 사진을 보면 기내 벽면 곳곳에 총알에 관통된 흔적이 보이는데, 최소 10여 발 이상의 총알을 맞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포르토프랭스로 향하던 여객기들은 회항했고 현지 공항(투생 루베르튀르 국제공항)은 운영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사진=엑스 캡처 @aviationbrk

이번 공격이 누구의 소행인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이티 최대 무장 갱단인 '바비큐'의 리더인 지미 셰리지애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장 활동 수위를 높이겠다는 취지의 동영상을 게시했다고 EFE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살인·약탈·성폭행·납치·방화 등 갱단의 무법자 같은 활동에 아이티 내 치안 불안이 심화되는 가운데 행정부 공백 사태를 메우기 위해 활동하던 개리 코닐 임시 총리도 취임 5개월여 만에 해임됐습니다.

아이티 대선 준비 등을 위해 지난 4월 출범한 과도위원회는 기업가이자 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디디에 피세메를 새 총리에 임명했다고 AP통신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습니다.

아이티 과도위원회는 2년 안에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법적·행정적 준비를 하는 한편 총리와 함께 정치적 위기 완화를 위한 역할을 맡고 있었지만, 일부 과도위원이 코닐 전 총리 측과 내분 상태였다고 AP는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과도위원 3명이 국영 신용은행 핵심 인사에게 75만 달러(10억 원 상당)를 요구한 혐의 등으로 아이티 반부패부(ULCC)에 적발됐는데, 이 과정에서 코닐 측과의 갈등은 더 커진 것으로 매체들은 분석했습니다.

서반구 최빈국으로 꼽히는 아이티에서 주민들은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후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힘든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국제기구는 경고합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9월 보도자료에서 "아이티 인구 절반에 달하는 540만여 명이 기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고, 국제이주기구(IOM)는 아이티에 70만 명 이상의 국내 실향민이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습니다.

국내 실향민은 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통상적 거주지나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으나, 국경을 벗어나지는 못한 이들을 뜻합니다.

케냐 주도의 다국적 경찰력이 현지 군·경과 함께 치안 유지 임무를 수행 중이지만, 수시로 인력·장비 부족을 호소하며 국제사회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