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가워지니 창문 열기가 망설여진다. 문을 잘 열지 않게 되면서 실외 공기보다 실내 공기가 더 나쁜 경우가 흔하다. 미세먼지와 세균 등 오염 물질이 축적되고, 조리 과정에서 생기는 냄새와 유해 물질이 고스란히 실내에 갇히기 때문이다.
낮 시간, 5분으로도 효과 크다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는 이맘때는 다른 계절보다 실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라돈 농도가 더 높다. 아무래도 환기 횟수나 시간에 인색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밀폐된 공간의 탁한 공기는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건조한 기후로 한층 민감해지는 피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환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겨울에 사흘간 창문을 열지 않았더니 집 안에 곰팡이가 생긴 사례도 많다. 아무리 추워도 공기 정화에는 환기만 한 게 없다.일반적으로는 아침에 일어나면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데, 아침이 환기에 썩 적당한 때는 아니다. 밤 사이 정체된 공기 중에 대기에 오염 물질이 가라앉아 있기 때문이다. 늦은 밤의 환기도 같은 이유로 역효과를 낸다. 환기는 대기 이동 활발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가 적당하다. 환기 시간이 길지 않아도 된다. 겨울에는 실내와 실외의 기온 차이가 커 공기 순환 속도가 빠르므로, 5분만 환기해도 여름철 30분간 환기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사진 언스플래시)
공기 청정기와 부엌 레인지 후드도 적극 활용
자연 환기 시간이 짧을 때는 기계를 이용한 환기를 병행하면 좋다. 특히 대기질이 나쁜 날에는 공기 청정기를 가동하자.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공기 청정기를 켜면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80~93%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다만 공기 청정기는 미세먼지나 냄새 같은 입자는 걸러 주지만, 이산화탄소 같은 가스성 물질은 거르지 못한다. 결국 이산화탄소 제거에는 환기가 답이다.주방은 조리 과정에서 유해 물질이 상당히 발생하므로, 조리 시 레인지 후드를 켜 유해물질을 흡수시켜야 한다. 레인지 후드를 작동했을 때의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농도가 후드를 작동하지 않았을 때보다 최대 1/6배까지 낮아진다고 한다. 다만 조리 중이나 직후에는 공기 청정기를 가동하지 않는다. 조리 시 생긴 기름 입자와 유해물질이 필터를 막아 성능이 떨어지고 냄새가 밸 수 있다. 조리가 끝난 뒤 문을 열어 환기시킨 다음 공기 청정기를 가동해야 한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54호(24.11.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