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여자 160cm·64㎏도 비만 아냐"…BMI 연구 결과 보니
입력 2024-11-11 16:44  | 수정 2024-11-11 16:49
게티이미지뱅크
'비만'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재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일 때 '비만'으로 분류되는데, 실제로는 BMI 25 부근에서 오히려 사망 위험이 가장 낮다는 겁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8일 열린 한국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2002∼2003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847만 명의 사망과 질병 위험을 21년 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오늘(11일) 밝혔습니다.

체질량지수인 BMI(Body Mass Index)는 몸무게를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데, 비만의 기준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척도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기준에 따라 ▲BMI 18.5∼22.9 '정상' ▲23∼24.9 '비만 전 단계' ▲25 이상 '비만'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구진이 추적 관찰 결과를 통해 BMI와 총 사망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더니 BMI 25 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은 'U'자 형태가 나타났습니다.


관찰 시작 시점 이후 6년 내 사망자를 제외한 분석 결과 BMI 25 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고, 저체중인 BMI 18.5 미만과 3단계 비만인 BMI 35 이상에선 BMI 25 구간 대비 사망 위험이 각각 1.72배, 1.64배로 높게 나타난 겁니다.

BMI 25 구간을 비만 기준으로 특정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교수는 "20년 전 분석에선 BMI 23에서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을 보였는데 그간 체형과 생활습관, 질병양상이 서구와 닮아가는 변화를 보여 이제는 BMI 25에서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오 교수는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지금의 비만 진단 기준을 BMI 27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한국인의 적절한 진단기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키 173㎝ 남성의 경우 BMI 25는 몸무게 75㎏ 수준인데, 기준이 BMI 27로 바뀌면 80㎏도 비만이 아니게 됩니다.

160㎝ 여성이라면 BMI 25는 64㎏, BMI 27은 약 69㎏입니다.

이선미 건강보험연구원 건강관리연구센터장도 "이번 연구는 비만 기준과 관련한 건강보험 빅데이터 기반의 최대 규모 추적관찰 연구다다. 우리나라 성인의 심뇌혈관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을 동시에 고려할 때 현행 비만 기준을 최소 BMI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은 이미 BMI 28 이상을 비만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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