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부 잘하는 약 팝니다"…수능 앞두고 ADHD 치료제 먹는 수험생들
입력 2024-11-09 19:30  | 수정 2024-11-09 20:02
【 앵커멘트 】
다음 주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들 사이에서 ADHD 치료제가 '집중이 잘 되는 약'으로 둔갑해 꾸준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는 '집중력 향상'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의사의 처방 없이 오남용 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도 생길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버젓이 불법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여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최근 수험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한 ADHD 치료제가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줬다고 말합니다.

MBN 취재진이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 가보니 이 약에 대한 경험담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고등학생
- "친구가 처방받는 걸 나눠서 먹거나…. 시험기간에는 보통 먹어 봤어요."

▶ 인터뷰 : 고등학생
- "한 번 먹으면 6~7시간 정도는 집중이 팍 잘 되다가…아는 동생이 먹어 가지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 인터뷰(☎) : 이해국 / 가톨릭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ADHD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쓰는 약이에요. 일반인들이 집중력이 더 좋아지거나 향상되거나 그런 효과는 없죠."

5년 동안 ADHD 치료제 처방 건수는 36만 건에서 120만 건으로 3배 넘게 증가했고, 특히 강남구에서 제일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의사의 처방 없이는 투약할 수 없는 치료제가 온라인에서 불법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 스탠딩 : 한여혜 / 기자
- "인터넷에 한 ADHD 치료제 구매를 검색해보니 수많은 게시글이 나왔는데요. 판매자와 직접 연락해봤습니다."

취재진이 구매 의사를 밝히자 판매자는 나이와 투약 목적을 묻기는커녕 판매 방식부터 설명합니다.

"60정에 45만 원이다", "주소지를 남기면 오토바이 퀵배송으로 보내주겠다"는 식입니다.

식약처가 이 같은 불법 게시글을 700여 건 단속했지만 판매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 인터뷰 : 박진실 / 변호사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처벌받게 돼 있거든요. 당장 성적이 잘 나오면 상관없지 이런 생각 때문에 쉽게 불법 유통에 가담하고 투약을…."

수험생들이 약물 오남용에 빠지지 않도록 관계 당국의 명확한 설명과 단속 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한여혜입니다. [han.yeohye@mbn.co.kr]

영상취재 :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그 래 픽 : 박경희 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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