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객사에 TSMC 일방 통보… "7㎚이하 반도체 주문 받지 않겠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다음 주부터 중국기업용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8일 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TSMC가 오는 11일부터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중국 고객사들에 이번 주 초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향후 TSMC가 중국 고객사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려면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자사 AI 클라우드를 위한 반도체 설계에 막대한 투자를 해온 알리바바와 바이두 같은 중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에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복수 외신들은 짚었습니다. 이번 TSMC의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1월 재집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하다"며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지금 대만에 있다"고 TSMC를 겨냥한 바 있습니다.
TSMC와 가까운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을 위한 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량한 사람이고 미국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 정부는 지난 2020년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가 미국산 장비를 사용해 제작된 반도체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TSMC는 반도체 제조를 위해 미국산 장비에 크게 의존한다. 당시 TSMC는 어떤 잘못도 없었다면서 미 상무부와 협력해 문제를 조사하겠다고 했습니다. 화웨이에 반도체를 전달한 고객사 한 곳에 대해서는 제품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지선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sw99033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