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엄마 살해하고 "나 촉법인데" 주장한 중학생…최후는?
입력 2024-11-05 15:23  | 수정 2024-11-05 15:25
법원 로고. / 사진=연합뉴스
징역 20년형 확정…야단맞아 격분해 흉기로 20여 차례 찔러
충북 청주에서 야단치던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중학생이 징역 20년형을 확정받았습니다.


어제(4일)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존속살해, 부착명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A(15) 군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20년을 선고해 확정했습니다.

A 군은 지난해 추석 연휴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을 야단치던 어머니 B(47) 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A 군은 당시 "놀이터에서 들리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짜증을 냈고, B 씨는 "명절 연휴라 놀러 온 것이고, 이 정도는 가끔 있는 일인데 이해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A 군은 경찰에 소음 신고를 했고, 이를 안 B 씨가 "남을 배려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하냐"며 A군을 꾸짖었습니다.


이에 격분한 A 군은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B 씨를 20여 차례 찔러 살해했습니다.

평소 A 군은 B 씨가 잔소리를 심하게 한다는 이유로 적대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A 군은 정신감정 등을 위해 입원하는 동안 "나는 촉법소년이라 빨간 줄 안 그어진다. 정신감정에서 심신미약 판정 받으면 감형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A 군은 징역 2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 의의를 고려할 때 배심원단이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 판단에 기초해 재판부에 제시하는 양형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게 타당하다"며 판시 이유를 밝혔습니다.

배심원 9명 중 8명은 징역 20년 의견을 냈고, 나머지 1명은 장기 15년에 단기 7년의 징역형을 제시했는데, 재판부가 배심원 다수 의견을 받아들인 겁니다.

이에 A군 측은 '범행 당시 정신질환으로 인해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심신상실 내지 심신미약으로 인정될 정도의 증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항소와 상고를 거듭하면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지만, 2심과 대법원도 원심판결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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