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의 배달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오늘(4일) 10차 회의를 열어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회의에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과 소상공인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입점업체, 외부 전문가 등 공익위원,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 등 관계부처 국장급 공무원이 특별위원으로 참석했습니다.
쿠팡이츠는 매출액이 적은 입점업체의 수수료율을 낮추는 '차등 수수료율'을 도입하겠다는 안을 처음으로 내놨습니다.
쿠팡이츠는 그간 업계 1위인 배민의 수수료 정책을 따라가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별도의 상생안을 내놓지 않았다가 지난달 23일 열린 8차 회의에서 수수료율을 9.8%에서 5%로 내리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다 이날 10차 회의에서 차등 수수료율 카드를 꺼냈습니다.
유성훈 쿠팡이츠 본부장은 모두발언에서 "쿠팡은 차등수수료율을 도입해 중소영세 상점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 무료배달 혜택도 지키는 방안으로 추가 상생안을 제출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유 본부장은 차등 수수료율의 적용 범위와 구체적인 수수료율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배민은 매출액 하위 40%인 업주에만 기존 수수료율 9.8% 보다 낮은 2∼6.8%의 차등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상생안을 지난 6차 회의에서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로써 배달앱 1, 2위인 배민과 쿠팡이츠는 차등 수수료율을 놓고 세부적인 차등 적용 범위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익위원은 지난 9차 회의에서 배민에 수수료율을 9.8%에서 7.8%로 내리고, 매출 하위 80%에 6.8% 이내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습니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함윤식 부사장은 "9.8% 수수료의 원인인 플랫폼의 과도한 출혈 마케팅을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입점업체들은 '수수료율 5% 상한' 요구를 고수했습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김진우 공동의장은 "배달앱에 종사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벼랑 끝에 있다"라면서 "수수료율은 5% 이하여야 소상공인 숨통이 트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외식산업협회 김대권 상근부회장도 "외식사업자와 영세자영업자의 최소 요구안은 중개 수수료율 5%와 영수증 세부 내용 공개"라고 밝혔습니다.
상생협의체 위원장인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배달앱 중개 수수료 인상과 요금체계 개편이 있었다"면서 "입점업체에 비용을 전가하는 부분이 있다면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익위원 측은 이날 합의를 보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논의가 더 이뤄질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이 교수는 "오늘 서로 양보를 통해 상생안 합의에 이를 수 있기를 바라며, 만약 합의에 이르지 못 한다면 공익위원 중재안을 다음 회의 때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상생협의체는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상생협의에 국한된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에 대한 무료 배달을 중지하라는 둥 소비자와 배달플랫폼 간의 개입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박통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