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오송지하차도 참사 발생 1시간 30분 전부터 112 신고가 있었음에도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경찰관들은 "알림음을 못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청주지법 제22형사부 오상용 부장판사는 오늘(31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송파출소 팀장 A씨 등 경찰관 4명에 대한 속행 공판에서 증인 신문을 진행했습니다.
이들 경찰관은 참사 직전 주민 대피와 지하차도 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있었는데도 경찰서의 관련 출동 지령에 즉각 대처하지 못해 인명 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A씨를 증인석에 세우고 파출소 근무자들이 당일 오전 7시 4분에 미호강 범람 위험 신고가 들어와 출동 지령이 내려졌는데 현장에 출동하지 않은 이유를 질문했습니다.
이에 A씨는 "파출소 밖에 있어서 지령 알림음을 듣지 못했고, 파출소 안의 다른 팀원 2명도 장대비가 내린 데다 에어컨과 냉장고 등 내부 소음이 심해 듣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전 7시 21분에 경찰서에서 오송 지역의 침수 위험을 알리는 다른 참고 사항을 보다가 신고가 된 사항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신고 내용을 확인한 뒤에도 현장에 출동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A씨는 "오송읍 행정복지센터 직원에게 주민 대피를 요청했기 때문에 현장에 별도로 나가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검찰이 "증인은 대피 요청 전화를 하면서 어디가 침수 위험이 있는지는 알려주지도 않았고, 통화는 7초 만에 끝났다"고 지적하자, A씨는 "경황이 없었던 탓에 당시 대응을 아쉽게 하긴 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이후 오전 7시 58분에 접수된 2차 신고에도 출동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선 "파출소장과 신고 처리 내용에 대해 통화하느라 미처 신고 알림음을 듣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A씨 등은 당일 결국 지하차도가 완전히 침수된 오전 9시 1분에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A씨 등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달 15일 열립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jeong.minah@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