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죄책감 없이 수시로 범행…피해자 건강 악화"
사업 투자를 미끼로 홀로 사는 고령의 삼촌을 속여 21억 원이 넘는 돈을 뜯어낸 조카에게 징역 10년이 선고됐습니다.
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기소된 조카 A(54)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2018년 5월부터 2024년 1월 사이 "국채 사업에 투자해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며 삼촌 B씨를 속인 뒤 490차례에 걸쳐 투자금 명목으로 21억 2천920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습니다.
조사 결과 신용불량자인 A씨는 고령인 삼촌 B씨가 해외에 체류하는 자녀들과 떨어져 홀로 지내 범행에 취약하고, 집안 장손인 피고인을 의지하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부장검사 등 고위 공무원과 함께 국채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처럼 삼촌을 속였으며, 뜯어낸 돈은 사실혼 배우자를 위한 사치품을 구매하고 유흥비와 코인 투자금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살고 있던 집을 매각하는 등 평생 노력으로 일궈 놓은 재산을 처분하는 사정을 알고 있었음에도 죄책감 없이 수시로 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가 이번 사건으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과 치매 증상이 발현되는 등 건강까지 나빠졌다"며 범행 경위와 피해 정도 등을 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